하레오이 마을에는 히마리 씨가 있다: 노무라 미즈키님 첫 문예작품 Books

이 책은 일본 라이트노벨 '문학소녀', '히카루' 시리즈 등으로 알려진 작가 노무라 미즈키 님의 첫 문예 작품입니다. 다른 작품을 검색 중에 작가명 검색을 통해 알게되어 읽게 되었습니다.
마음의 상처로 잠들지 못하는 밤, 공원을 산책하던 대학생 ‘하루치카’는 흰 털이 북슬북슬한 사모예드를 데리고 다니는 유부녀 ‘히마리’를 만나게 된다. 해바라기처럼 미소 짓는 그녀의 말에 상처를 치유한 하루치카는 그녀에게 이끌리게 되는데…….

“어제는 불면증의 날, 오늘은 입춘, 내일은 미소의 날이랍니다.”
“특별한 날이 많네요.”
“네, 오늘도 내일도 그다음 날도, 매일 특별해요.”

노무라 미즈키가 보내드리는, 매일을 특별하게 만드는 상냥한 사람들과 작은 수수께끼 이야기!

“다섯 번째 반하게 된 사람도 역시 유부녀였다.”
작품 소개만 읽어보면 연애소설인가? 싶었습니다. 유부녀를 좋아하는 주인공이라니, 약탈애를 좋아하지 않는 저는 잔뜩 긴장하고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만 다행히 질척한 스토리는 아니었습니다. 이제까지 노무라 미즈키 님 작품들은 다소 이상(異常)한 또는 격정적인 사랑 이야기는 있었지만 질척질척하다는 느낌은 느끼지 않았었는데, 이 작품 역시 작가님의 특징을 잘 살린 작품이었습니다.

라이트 노벨 시리즈들과 같이 '사랑' 또는 '애정'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해가며, 이야기에는 다소 판타지적인 면이 섞여있습니다. 본 작품에서는 히마리가 남편이라고 부르는 그녀의 개, 아리우미의 존재가 그렇습니다. 사람의 말을 알아듣고, 반응하며, 다양한 마을의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아리우미와 그를 남편이라 부르며 아낌없는 애정을 쏟아붓는 히마리의 존재는 마을의 견신(犬神) 숭배와 전설이 겹쳐지며 미스테리함을 더해갑니다.

하루치카는 어느 날 밤 아루이마와 산책 중인 유부녀 히마리를 만나게 되고, 그녀에게 한 눈에 반한 그는 그간 자신을 괴롭히던 고민으로부터 해방됩니다. 이 만남은 하루치카라는 인간을 변하게 만들어, 그가 주변사람들의 일에 깊게 관여하게 만듭니다. 덕분에 대학 동아리에서 만난 친구, 동네 유치원 원장, 대학교 선배가 안고 있는 문제에 관여하게 되고, 그 문제에 고민할 때 히마리와 만나 실마리를 잡고 해결한다는 구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루치카는 유부녀만 좋아하는 사람이고, 대학에서 사귄 첫번째 친구는 노인만을 사랑하는 여성입니다. 평범하다고는 말하기 힘든 감정을 품고 있는 등장인물 덕분에 이 작품이 어떤 이야기를 그리고 싶었는지 깨닫는데 시간이 걸렸습니다. '임종을 지키는 것은 나이고 싶어'라고 고백하는 친구의 발언은 오해할 여지가 있어 으스스함까지 느껴졌네요.


아쉬운 점은 노인을 좋아하는 친구가 자신의 감정에 이유를 만든 점이군요. 그냥 노인을 좋아하는 사람이다...정도로 끝났으면 좋으련만 그런 마음을 가지게 된 이유를 설명하는 것은 사족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더해 하루치카와 히마리의 이야기에서 두 주인공의 밸런스가 과연 좋았는가란 것입니다. 사실 작품에서 직접 발로 뛰고 사건에 관여하는 이는 하루치카이기에 그가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한편으로 사건의 해결은 결국 히마리와의 만남으로 실마리를 얻기 때문에 그녀 중심으로 이야기가 돌고 있다고도 할 수 있겠네요. 하지만 둘 중 어느 쪽으로도 저울을 기울이지 않고 책을 마무리지었기에, 하루치카의 사랑은 붕 뜬채 결말을 짓지 못하였고, 히마리가 안고 있는 고민이나 갈등 같은 것도 물에 흘려보내듯 끝이 납니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결국 아무 것도 아닌 것'과 같은 결말은 정말 아쉬웠습니다.


노무라 미즈키 님 작품다움은 문예 작품에서도 바뀌지 않았습니다. 저는 라이트 노벨과 문예 작품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어야하는지 모릅니다. 그저 지나침과 부족함 없이 잘 정돈된 글이라는 인상을 받았네요. 다소 지나치게 순수하고 평온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느껴질 수 있겠지만, 자극적인 이야기가 난무하는 지금 작가님의 작품은 가뭄의 단비와 같은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세컨드 버진: 니노미야 히카루 님 작품이 정발이라고?! Comics

최근 니노미야 히카루 님의 작품이 정발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전자책으로도 출판되었더군요! 게다가 원서를 구매해서 읽고는 리뷰를 미루고 미뤄오던 작가님의 최신작 '세컨드 버진'까지 정발된 것을 보고 망설임 없이 구매버튼을 눌렀습니다.

니노미야 히카루 님은 일본 청년만화 잡지에 작품을 연재 중인 여성 만화가이십니다. 적절한 에로틱과 섬세한 심리 묘사가 인상적이며, 성인의 연애를 현실적으로 그릴 때도 있는 한편으로, 성적 판타지를 흥미롭게 재구성하는 등 매력적인 작품을 다수 출판하셨습니다. 작가님께서 과거 컴퓨터 소프트웨어 회사에서 일한 경험을 살려 작중의 배경이 컴퓨터 관련 회사인 경우가 많다는 것도 개인적으로는 호감이 가는 이유 중에 하나군요.

이 책 '세컨드 버진'은 앞서 출판된 중혼이 합법화된 일본을 배경으로 하는 '더블 메리지', 그리고 이어지는 '칸자키군은 독신'과 연관이 있는 작품입니다. 더블 메리지는 사실 '칸자키라는 한 남성이 아내를 잃고 실의에 빠져 직장을 그만두고 쓴 소설의 내용'이라는 설정입니다. '칸자키군은 독신'은 바로 이 칸자키의 이야기를 다루었던 작품입니다. 사별한 아내 유코와 15년만에 어떻게 재회하게 되었는지를 다루고, 사별 이후 폐인처럼 살아가던 그가 새로운 만남을 가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칸자키 시리즈의 세번째 작품인 이 '세컨드 버진'은 칸자키가 유코와 재회한 뒤 결혼하기까지의 이야기와 이와 관련없는 몇몇 단편이 함께 실려있습니다.
(오른쪽 페이지부터 읽습니다.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불륜을 했던 유코와 칸자키의 이야기는 앞선 작품에서 이미 다루었지만, 역시 두 사람 모두 함께하기 위해서는 이 사건에 대해 자신의 마음을 정리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녀에 대한 마음, 그리고 자신의 마음을 어떻게 칸자키가 정리해가는지가 특히 볼만했습니다. 어찌보면 주인공이 너무 호구스러울 정도로 유코에게 넘어간다라고 느껴지기도 하지만...역시 남자는 한 여성에게 조금이라도 빠지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빠져버리고 마는 안타까운 생물이구나란 것을 느꼈습니다. 그래도 이런 감정을 느끼는 칸자키가 부럽군요...전 이런 두근거림과 고민을 안하게 된지도 꽤 오래된 것 같아 슬픕니다.

(오른쪽 페이지부터 읽습니다.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단편들도 재미있었습니다. 특히 인상깊었던 것은 잘 알려진 애니메이션 영화 '너의 이름은'과 같은 제목의 단편입니다. 뜬금없이 꿈속에서 신을 만나는 전개와 평생 이름이 불리는 횟수가 정해져 있다는 이야기는 '누가 죽기라도 하나?'라고 생각했었는데...설마하니 임신 전개로 갈 줄이야. 신박하네요.

제가 이용하는 리디북스에는 현재 본 작품을 비롯하여 '칸자키군은 독신'과 '나이브'가 전자출판되어 있었습니다. 이미 원서로 가지고 있는 책이기에 종이책 정발본을 사보지 않아서 모르겠습니다만 적어도 전자책은 이미지 퀄리티도 매우 높았으며, 작가님 작품들은 청년만화라지만 최근의 소년만화보다 수위가 낮은 느낌 정도의 묘사가 많은지라 검열된 부분도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정말 만족스럽게 정발된 것 같아 팬으로서 너무 기쁘네요. 다른 작품들도 국내에 많이 소개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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