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달라에서 잠들라 1 LightNovel

<막달라에서 잠들라>는 <늑대와 향신료> 작가 하세쿠라 이스나님의 작품입니다. 이것만으로도 관심이 있었는데, 표지 일러스트도 마음에 들었고 (최신간 표지는 별로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만) 이글루스에 올라오는 리뷰들도 하나같이 추천평이었기 때문에 결국 구매하고 말았습니다. 더이상 판타지는 새로 보는 시리즈를 늘리지 않겠다 마음먹었었는데 쉽지 않네요.


이 작품 역시 <늑대와 향신료> 처럼 중세 시대를 배경으로 하며, 여기에 약간의 판타지가 가미되어 독자적인 배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교회, 기사단, 상공회 이 3세력 사이에서 벌이는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되는 것 같습니다. 주인공인 쿠스라는 당대에 연금술사로 불리는 자 중 한명으로, 철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이 세계에서의 연금술사는 마법을 사용하는 것이 아닌 철저히 과학적 접근으로 연구를 하는 자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쿠스라는 성자의 유골을 불지를 뻔한 죄로 교회에게서 사형 선고를 받지만, 기사단에 의해 사형은 면하게 되고 징벌의 의미로 전선 근방에서 의문의 죽음을 맞은 연금술사의 연구를 이어받게 됩니다. 그리고 이에 대한 감시역으로 온 기사단 성가대의 수녀인 히로인 페네시스와 만나게 됩니다. 
죽은 연금술사의 연구를 추적하며 밝혀지게 되는 기사단 내부 알력싸움, 그리고 이에 휘말린 쿠스라와 페네시스의 이야기가 1권의 이야기입니다.



<늑대와 향신료>에 비해 훨씬 잔인하고, 좀더 안타까운 사연들이 예상되는 책이었습니다. 주인공 쿠스라는 시작부터 연인을 잃고, 연인은 눈 앞에서 온몸이 해체된 상태. 히로인인 페네시스 역시 그 어린 나이에 가족한명 없이, 진정으로 세계에서 유일하다는 고독과, 이에 딸려오는 박해와 목숨의 위협속에서 살아갑니다. 어두운 이야기는 싫어하는 저에 있어서 앞으로의 이야기가 걱정되기도 하지만, 이런 요소들은 등장인물들의 개성과 행동방식을 분명히 하게 해주기 때문에 장점이 되기도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야기가 좀더 가차없이 진행되다보니, 서로에 대한 애정 표현이나 감정 표현이 무척 적나라해진 것도 좋은 점이기도 합니다. 페네시스가 워낙 어려보이다 보니 좀 철컹철컹하는 느낌도 들지만, 별 큰 일이 치뤄지지도 않았는데도 무척이나 야릇한 분위기가 흐르는 것에, 하세쿠라씨 글의 또 다른 매력을 보게 되어 아주 좋았습니다.

주인공인 쿠스라는 <늑대와 향신료>의 로렌스와 달리 무척이나 직설적인 타입입니다. 속으로 혼자 끙끙 앓기 보다는 감정이나 생각을 쉽게 말로 표현하고, 판단도 냉정한 편인데다가 판단에 따른 행동도 빠릅니다. 로렌스보다는 호로 쪽 이미지에 가깝군요. 능글맞고 약간 가학적 취향인 것 역시 닮았습니다. 그러나 쿠스라가 호로에 매치된다고 페네시스가 로렌스에 매치되냐하면 미묘합니다. 수녀와 상인이라는 상반된 이미지 때문에 맞출 수가 없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페네시스는 무척이나 보호본능을 일으키는 순진무구한 소녀임에도 사실은 상당한 각오와 저주의 운명을 짊어진 소녀이기도 합니다. <늑대와 향신료>에서의 노라나 호로가 보기에는 로렌스를 양으로 표현하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해도 상시 목숨이 달린 처지에 놓여있다는 점에 있어 페네시스와는 짊어진 무게가 다르다고 생각되네요.
이렇게 새로운 타입이 인물들이 주인공으로써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그려나갈지 기대됩니다.



아쉬운 점이 아주 없는가 하면 그렇지도 않았습니다.
일단, 즐겁게 읽었기는 했지만 만약 전작인 <늑대와 향신료>를 읽지 않았다면 이 작품에 대한 기대는 지금같이 크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것이 제 판단입니다. 1권 이야기의 전개가 그닥 임팩트가 있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확 끌어당기는 매력은 별로 없는 것 같고, 1권의 이야기가 워낙 1권에서 잘 마무리 된 탓에 다음 이야기가 기대되는 여지를 크게 남기지도 않았습니다. 

게다가 종반 부분에서 쿠스라와 페네시스의 처분이 이해가 안되는 것도 있습니다. 해결 부분이 너무 대충 마무리 지어진 느낌입니다. 제 생각에는 쿠스라와 페네시스를 반드시 죽어야 할 이유도 없지만, 죽지 말아야 할 이유도 없었습니다. 앞으로의 이용을 위해서라고는 하나 알력의 한 축이 성가대 측이라는 것 때문에 설득력이 조금 부족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하지만 작가님의 역량을 믿고, 매력적인 캐릭터들과, 무엇보다 저 본인이 이공계생으로서 본 작품의 주요 소재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연금술사"의 모습과 사상이 무척 공감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다음 이야기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역시 연구나 개발에 몸 담는 사람은 꿈을 먹고 살아가야하는데... 라는 생각이 들며 요즘 해이해진 제 자신을 반성하게 만들어주기도 했습니다.

이미 3권까지 구매해 두었으니 조만간 다음 권도 읽고 리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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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daswahres 2014/06/07 11:45 # 답글

    좋은 리뷰를 써주셔서 관심이 생기는군요.ㅎ
    한번 사고서 읽어봐야겠네용
  • LionHeart 2014/06/07 14:02 #

    감사합니다.
    이 작품이 daswahres님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네요. ^^
    즐거운 시간 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 불멸자Immorter 2014/06/08 01:42 # 답글

    오 늑향작가 신작이 있었군요! 저도 사봐야겠네요 ㅎㅎ
  • LionHeart 2014/06/08 18:23 #

    <늑대와 향신료>와는 조금 다른 분위기이지만 비슷한 냄새가 나는 것이 하세쿠라 이스나님의 글의 또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작품입니다.
    재미도에 있어서는 조금 더 지켜봐야하지 않을가 싶습니다. ^^; 아직 확신하기는 미묘한 정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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