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광 LightNovel

간만에 매우 만족스럽지 못한 책을 읽은 것 같습니다. 어디선가 추천사를 읽고, 제 16회 전격 소설 대상 <최종 선고작>이라는 타이틀 때문에 읽게된 소설인데 무엇하나 납득할 수 없는 전개와 등장인물이었고, 완성도까지 높다고는 보기 어려운 작품이라 생각하기에 혹평을 할 수 밖에 없군요.


여고생 츠키모리 요코는 성격, 외모, 능력 그 어디에서도 빠지지 않는 완벽한 인간입니다. 그녀를 너무 완벽하기에 시시하다고 생각하던 동급생 니노미야는 우연히 그녀가 떨어트린 "살인 레피시"라는 메모를 발견하게 되고, 거짓말 같이 몇일 후 그녀의 아버지가 메모와 적힌 방법으로 "사고사"하게 됩니다. 일상의 탈출을 꿈꾸던 니노미야는 이 사실에 흥분하고, 그녀의 완벽한 모습 뒤에 숨겨진 또 하나의 모습을 밝히고자 하고, 이에 허를 찌르듯 아버지의 장례식 후 츠키모리는 방과후 니노미야를 불러내 사랑의 고백을 합니다.
끊임없이 그녀를 의심하는 니노미야, 무엇을 생각하는지 알 수 없는 츠키모리의 끊임 없는 대쉬. 독자는 "과연 그녀는 정말 살인자인가? 니노미야에 대한 고백은 다른 속셈이 있어서인가?"에 대한 답을 찾으며 책을 읽게 됩니다.


가장 마음에 안들었던 점은 일단, 제가 좋아하는 인물들을 제대로 살려주지 못한 것입니다. 저는 히로인인 츠키모리보다도 니노미야를 좋아하는 동급생 우사미와 니노미야가 일하는 곳의 선배인 미라이를 더 좋아합니다. 


하지만 감정적인 문제를 떠나서 인물들을 다루는데에 이 작품은 포션 할당을 실패했습니다. 이 작품에서 존재의의가 있는 것은 주인공 니노미야와 츠키모리, 그리고 코난 뿐입니다. 나머지는 없어도 된다는 느낌의 전개입니다. 등장 자체가 나쁘다는 것이 아닙니다. 이야기가 두 사람에게 집중되어 있다고 주변 인물들이 등장해서는 안된다는 말은 말이 안되지요. 하지만 주변인물을 다루는 비중에 이 작품은 실패했습니다. 

동급생 우사미는 주인공에게 호감을 품고 있는 존재이고, 주인공 역시 츠키모리와는 다른 의미로 그녀에게 호감을 품고 있습니다. 심지어 그녀는 주인공에게 고백도 합니다. 그런데 그게 다입니다. 주인공이 그녀에게 고백에 대한 답을 하는 것도 없고, 우사미가 답을 원하지도 않으며, 이후 주인공이 우사미를 생각하는 일 역시 없습니다. 
츠키모리와 삼각관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도 아니고, 메인 사건 진행에 대한 실마리나 과정에 얽히는 일도 없으며, 고백이 주인공의 마음에 어떤 변화를 주는 것도 아닌데 도대체 왜 이런 곳에 지면을 사용해야 했던 것입니까? 주인공이 인기있는 놈이었다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던건가요?


주인공이 정말로 별볼일 없는 중2병 포텐터진 또라이입니다. 그래서 도저히 공감이 가질 않습니다.
동급생의 살인 레시피를 보고 망상하는 것이야 그럴 수 있다고 넘어가겠습니다. 조금 과하긴 했지만 스트레스를 그런 쪽으로 풀었거니 하는 식의 상상은 충분히 할 수 있으니까요. 분명 주인공도 시작은 그 정도였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정말 가관인 것은 츠키모리의 아버지가 실제로 죽었을 때입니다. 거기서 어떻게 츠키모리가 살인을 저질렀다라고 이어서 생각할 수 있는지, 정말 이해가 가지 않더군요. 설령 현실 탈피를 위해 "그랬으면 재미있겠다"라는 사고를 가지고 있었다면 그건 그것대로 또라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습니다. 니노미야는 자신의 "망상"을 확인하기 위해서 희희락락하면서 엄청난 기대감을 가지고 장례식을 방문하질 않나...

어차피 친하지도 않던 타인의 장례식에 참여하는 것이니 별 감정은 없을 수 있다고 하지만 저런 태도는 정말 제 상식 밖의 이야기였습니다. 


하지만 또 재미있게도 정작 하는 짓을 보면 아무 특징 없는 흔한 고딩입니다. 츠키모리가 니노미야에게 접근할 때 보여주는 니노미야의 태도를 보면 정말 쉽게 실제 고등학교에서 볼 수 있는 성격입니다. 자기 딴에는 뭐 이런 저런 생각을 하는 것 같은데, 그냥 익숙치 않아서, 쑥스러워서 하는 전형적인 어수룩한 고딩의 태도를 보여줍니다.

머릿속은 이해가 안가는데 또 하는 짓은 너무 평범해보이는 것이, 저는 결국 이 녀석을 중2병 포텐이 고딩때 터진 그냥 그런 인간으로 결정짓게 만들었습니다.


코난도 어처구니가 없는 캐릭터지요. 자기 가치관에 따라 형사를 하고 있는 것은 그렇다치는데, 형사가 일반 시민인 그것도 고등학생에게 총을 겨누는 나라는 도대체 어떻게 되어먹은 나라인가요?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츠키모리는 작품 컨셉에 맞게 미스테리어스합니다. 시종일관 미스테리어스합니다. 그냥 너무 완벽해서 이해자를 찾지 못해 외로워하는 그런 인물인 것 같습니다. 그 밖에는 그녀를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사건의 진실은 결국 깔끔한 결론을 내지 않고 독자에게 판단을 맡기는 것 같습니다. 주인공은 완벽한 츠키모리가 살인을 저질렀을지도 모른다고 의심하고, 츠키모리는 스스로를 결백하다 하지만 남이 이해해주는 것을 포기했습니다. 누가 죽이고 누가 자살했는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경우의 수가 있지만 어디까지나 가능성일 뿐이고, 더이상 작가가 단서를 던져주는 것을 그만둔 이상 독자는 상상할 수 밖에 없고, 제가 생각하기에는 시간낭비입니다.



결국 마지막의 하이라이트 씬에서는 앞에서 말한대로 완벽해서 이해자를 찾지 못해 괴로워하는 미소녀가 드디어 반려자를 찾았다라는 훈훈한 결말처럼 보이지만, 글쎄요. 이에 납득하기 위해서는 츠키모리에 대한 포인트가 좀더 쌓이고 약간이라도 그녀를 더 이해했어야 했지만 저는 실패한 모양입니다. 



아이고 아직도 읽을 책이 많은데 만족스럽지 못한 시간을 가지게 되어 안타까운 하루였습니다.
소설이나 교양서적 외에 구매한 라이트 노벨은 이것 말고 한권 더 있는데, 그쪽도 이것 처럼 단편 신작이라 걱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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