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빛난다: 나에게는 너무 어려웠다. Books

어떤 책인지 잘 모르고, 아마 간단한 리뷰 몇 줄 보고 구매했을 것이다. 표지에도 나와있듯이 이 책은 허무와 무기력에 빠져있는 현대인들이 삶의 의미를 되찾는 방법을 고민한 책이다(라고 나는 이해해 했다). 서양 고전들을 살펴보며 저자의 생각을 펼쳐가는데, 익숙한 작품들이 많이 보인다. 이전 이 곳에서 리뷰를 했던 호메로스의 <오딧세이아>라거나, 칸트, 니체, 데카르트의 철학이 소개된다. 

하지만, 여기서 내가 말한 "익숙함"은 "어디서인가 이름은 들어봤을 정도로 유명하다"란 의미이지, 내가 "익숙할 정도로 잘 안다"라는 의미가 아니다. 나는 철학에는 잼병이고, 사실 무슨 말을 하는지 잘 이해도 못하겠다. 테이블 위에 놓여있는 사과를 먹을 때, 맛과 향기 그리고 맛있는 것을 먹는다는 것으로 부터 오는 행복감까지 느끼는 것이 나라면, 철학가들은 어째서 이 사과가 여기에 놓여있고, 왜 사과를 먹어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 사과를 먹고 느끼는 감정의 원인 등을 궁금해하고, 단순한 테이블 위의 사과가 우주 속 수많은 행성들 중 하나인 지구에 빗댈 수 있는 이들이 철학자인 것 같다. 아쉽게도 나의 뇌 동작방식은 철학가들의 사상과는 방향성이 다르다. 

"그렇다면 읽지 마!" 라고 말한들 어쩌하리, 이미 책은 구매했고, 구매했으니 읽었다. 

이 책에 대한 보다 올바르고(?) 깊이있는 좋은 리뷰들은 이미 YES24나 이글루스 도서 밸리의 서평에 있으니, 나는 나같이 철학에 무지한 이들이 이 책을 접하면 어찌되는지 경고하는 느낌으로 글을 적도록 하겠다.


책의 초반부는 나라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흥미롭게 진행된다. 허무주의와 무기력은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겪어보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마치 감기와도 같은 그것은 갑작스럽게 찾아와 사람을 나약하게 만든다. 그리고 이것이 장기화되면 사회에서의 고립이나 정신병이라는 합병증이 발생하고, 심각할 경우 사망(자살)에 이르게 되기도 한다.

저자는 과거 서양 문학을 소개하며 이 작품들을 통해 엿볼 수 있는 과거 사람들의 모습 그리고 허무주의가 어디서 비롯되고 언제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는지를 설명한다. 문제의 제시, 그리고 어째서 이것이 문제가 되고, 이러한 문제의 근본을 쫓는 초반부는 유명한 서양 문학들을 소개하며 흥미로운 정보를 제공함과 함께 독자의 흥미를 높인다.

그러나, 이야기가 무르익을 무렵에 등장하는 6장의 모비딕에 대한 해설부터 나같은 무지한 사람들은 무너지고 말 것이다. 6장부터는 고래를 추적하는 이야기를 다룬 허먼 멜빌의 <모비 딕>이라는 작품을 저자의 이해에 따라 해석(?), 해설(?)한다. <모비 딕>을 읽지 않은 독자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작품의 일부를 인용하기도 하고, 차근차근 잘 설명하고 있다. 더해, 나는 느낄 수 없었으나 저자들의 해석은 매우 뛰어나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5장까지의 이야기와 6장의 내용을 이을 수가 없었다. 도대체 왜 <모비 딕>이 그렇게 의미있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저자가 어떤 의도로 이 작품의 소재들을 소개하고 해석하여 독자들에게 보이는지는 어렴풋이나마 알겠지만, 어째서 이렇게 많은 지면을 <모비 딕>을 위해 할당해야 했는지 모르겠다. 마치 자랑이라도 하듯, "이 책은 사실 <모비 딕>을 이해하기 위한 책입니다."라고 주장하는 것 같다. 다 읽고 난 내 머릿속에서는 인상깊었던 1~5장의 이야기 보다는 <모비 딕>이라는 작품 해설에 질려버린 짜증으로 가득 차 있었다. 

결국 6장부터 길을 잃은 나는 결말에 이르렀을 때 작가가 무슨 말을 하고자 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때문인지 6장 이후로는 저자가 제시한 예시나 해석들이 과장되게 느껴지고 공감이 가질 않았다.

결과적으로 이 책은 허무주의와 무기력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선지자들이 찾은 좋은 관념들과 현대의 (기술이 진보하여 모든 것이 단순화됨으로써 발생한) 시대적 관념 모두를 잘 조합하면 된다라고 마무리를 짓는다(라고 나는 생각한다). 철학이라고는 ㅊ도 모르는 나이기에 확신하지는 못하겠지만, 이 책이 제시하는 방법은 마치 동양의 중용(中庸)과 같다고 느껴진다. 

다시 말하지만 1~5장까지는 매우 흥미롭게 진행되어 마음에 들었기에 서양 철학 문화의 편린을 맛볼 수 있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에게도 읽어볼 것을 추천한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감탄한 6장 <모비 딕> 부터는 내 경우 이 책에 대한 정이 떨어질 정도로 지루했고, 이해하기 힘들었다. 언젠가 <모비 딕>을 읽을 기회가 생긴다면, 또는 영화로도 만들어진 것 같은데 영화로 접할 날이 있다면, 다시 한번 이 책을 잡았을 때 그때의 나는 몰랐던 재미,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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