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자 독자로서 아니스의 남편이 부럽지 않은 남자가 있을까?
이번 이야기는 스미스가 잠시 묵고 지나가는 페르시아의 한 부호의 아내 아니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무엇하나 부족한 것 없이 지내던 아니스였으나, 마음이 허함을 느끼고 결연자매를 찾아 생애 처음으로 여탕을 가게 된다. 그곳에서 만난 운명의 상대 시린을 만나게 되지만 시린에게 닥친 시련과 이를 위한 아니스의 결단을 다루고 있다.
다시 부러운 남편 이야기로 돌아가서, 7권에 등장한 이야기만으로 봐서는 남편 됨됨이가 좋아보이긴 하지만, 부자에 아니스와 시린이라는 두 여성을 모두 아내로 둘 수 있다니 전생에 나라라도 구한 것이 아닌가 싶다.
빈유와 거유의 극단에 있는 두 여성을 한번에 곁에 둘 수 있다는 것도 부럽지만, 사실 내가 가장 부러웠던 부분은 아니스가 남편을 존경하고 당신의 아내로 있어 행복하다는 것을 말할 때였다. 남자라면 정말 듣고 싶은 말이 아닐까?
물론 보는 시점을 달리하면 이 장면은 남자에게 상당히 무서운 씬이 될 수도 있다.
이번 7권은 17세기에서 19세기 사이에 있었던 결연자매라는 결혼한 여성끼리의 유사 동성혼을 주제로 다루고 있다. 당시 시대상황을 자세히 알지는 못하나, 작품에서 그리고 있는 것만 봐서는 남자들의 세계와 여자들의 세계 매우 극명하게 분리되어 있고, 서로에 대한 간섭은 부부사이나 가족사이에서나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 상황 속에서라면 각 세계에서의 배우자를 따로 두는 풍습(?)이 생긴 것도 납득이 간다. 이 이야기를 보니 최근 화제가 되었던 동성혼에 대한 기사가 떠올라 느낌이 새롭다.
다시 이야기로 돌아가 무엇이 무서운고 하니, 아니스가 말한 "당신의 아내이기에 얻은 행복"이 "시린과의 만남" 때문에 느낀 것이기 때문이다. 그 사실 자체는 아무 문제도 없고, 무서울 것도 없지만 아니스가 이 사실을 스스로 인식하고 있고, 위의 대사를 이러한 인지 상에서 한 말이라면? 과연 그녀에게 있어 "가장 소중한 사람"으로 누구를 마음에 품고 저 대사를 한 것일까?라고 생각해본다면 남자로서 느낌이 달라진다고 생각하는 것은 내가 너무 많이 나아간 것일까?
개인적 망상으로 적은 위와 같은 불온한 생각은 접어두고, 다시 7권의 특징을 말하자면 역시 무늬가 적어지고 누드가 늘었다는 것이다. 아마 밖에서 보기 힘들정도로 정말 많은 페이지가 여탕을 배경으로 하여 누드가 그려지고 있다. 개인적으로 그림이 리비도를 자극하여 성적 흥분을 불러일으키기 보다는 그저 이쁜 그림이다라는 느낌만 받았지만, 본 작품에 대한 지식이 없는 제 3자가 이 책을 읽고 있는 나를 보았을 때는 아마 다른 생각을 할 것이기에, 가급적 다른 사람 없는 곳에서 읽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8권은 다시 질척질척한 이야기로 돌아간다고 하는데,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기대된다.






덧글
남녀를 떠나 직장 동료들에게서라도 저런 소리를 들으면 정말 기쁠 것 같은데, 가장 가깝고 사랑하는 사람이 저런 말을 해주면 날아갈 듯 기쁠 것 같군요.
그러고보면 남편도 아니스가 시린 얘길 할 때 좀 껄끄러워하긴 했죠. 여자들한테는 여자들만의 세계가 있겠거니 하고 넘겼지만요. 아무튼 진실은 저 너머에 ㅋㅋㅋ
...제 감상은 접어두고라도, 이 작품에서 묘사하는 것이 전부이고 진실일리는 없겠지만, 덕분에 다른 나라의 옛문화를 엿볼 수 있고 현대와 비교도 할 수 있어 흥미롭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