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권의 이야기는 과거로 돌아가 1권의 스모 스티커 사건이 끝난 시점부터 시작한다. 린다 리코는 국립인쇄국 공예관 토도 슌이치와의 대화 속에서 보다 과거인 린다가 만능감정사 Q를 시작했을 때로 돌아간다.
1권에서는 지식이 부족했던 린다가 세토우치 리쿠와 만나 높은 지식 수준을 갖추게 되고, 결과적으로 만능감정사를 차려 독립하였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막 독립했을 당시에는 지금처럼 뛰어난 감정능력을 보여주기는 커녕 경험부족으로 인해 사기까지 당하는 처지였다. 그런 그녀에게 부족한 경험과 임기응변을 세토우치 리쿠가 키워주는 과정,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다시 큰 사건을 해결하는 린다의 이야기가 10권에 담겨있다.
이번 10권에서는 높은 지식을 뽐내던 린다에게 단순히 "앎" 뿐만이 아니라 "응용"하는 법을 체득하게 된 경위를 보여줌으로써 린다의 능력에 보다 설득력을 붙여주었다. 이를 위한 세토우치 리쿠의 가르침 중에 세 가지가 기억에 남는다.
첫번째는 유기적 자문자답(이유를 하나로 좁혀라)과 무기적 검증(그것이 끝나면 과연 전부 끝나는가)을 통한 사고방법. 이것은 문제를 단순히 함으로써 명확하게 만들어주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모든 문제가 하나의 이유만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복잡한 원인을 통해 하나의 결과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는 이 방법을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이런 의문이 떠올라 개인적으로 생각을 정리한 결과 방법은 이유를 하나로 좁힐 수 있도록 추상화하고, 이를 다시 유기적 자문자답과 무기적 검증의 한 세트로 해결할 수 있는 복수의 작은 문제들로 쪼개야 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이에 대해서는 아직 본격적으로 적용해보지 않았지만, 흥미로운 사고방법이기에 언제 한번 실제로 삶에 적용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번째는 "->, vs, =" 3가지 기호로 정리하는 메모 방법. 실제로 공대생이라면 수학기호를 통해 메모를 간략화 하는 습관이 있는 경우가 많다. 나 역시 마찬가지라서 이런 부분은 상당히 공감갔다.
세번째는 문제가 막혔다고 생각했을 시에는, 그 상태에서 고민하지 말고 되돌아갈 것. 이것은 실제로 연구나 개발 시 꼭 필요한 사고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문제라는 벽에 막혔을 때, 벽을 부시고 나아가는 소위 말하는 breakthrough도 중요하다. 하지만 벽의 두께와 강도, 문제의 난이도에 따라서 이는 매우 많은 노력과 시간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마감시간이 정해진 일을 처리할 때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또는 우회할 수 있는 곳으로 되돌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래저래 현업에서 적용할만한 내용이 있어 관심있게 읽을 수 있었다.
10권에서는 대학교수 히무로와 형사 하야마가 린다와 만나게 된 경위도 소개되어 있다. 린다가 사건을 해결하는데 늘 등장하여 서포트해주는 그들이 어떻게 린다와 연을 맺게되었는지 이제까지 궁금했던 독자들의 마음을 후련하게 해준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번 이야기는 1권의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갔다는 점 때문에, 나는 이번 10권으로 이 시리즈의 완결이 이루어졌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제까지 작성한 리뷰를 보아도 1권은 가장 인상깊었던 에피소드 중에 하나였다. 그런 1권의 시점으로 되돌아가 당시의 세토우치 리쿠가 어떤 마음으로 린다에게 가르침을 전했는지, 그리고 그에게 가르침을 받은 린다가 그의 음모를 파해침으로써 어떤 마음이었을지 보다 절절히 느낄 수 있다.
세토우치 리쿠와 린다 둘만의 관계가 아니라 10권에서 린다가 해결한 에피소드를 통해 사이온지 히비키 사건과의 연결, 만능위조사가 어떻게 린다에게 관심을 가졌는지 등을 조명하며 작품의 시점이 다시 현재로 돌아온다.
이렇게 10권이 다시 1권으로 부터 시간을 한번 되돌아 묶음으로써 이야기가 완성되었다라는 느낌, 완결성이 느껴졌다.
한심하지만 그래도 나름 주요한 자리를 꿰차고 있는 오가사와라에 대한 린다의 마음 역시 살짝 비추어보이며 이야기를 마무리하며, 이 작품은 이것으로 끝나도 좋다. 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하지만 기대와는 다르게 이 시리즈는 계속된다. 물론 이 작품 속의 등장인물을 계속 만날 수 있다는 기쁨 역시 있지만, 이보다 더 좋은 마무리가 있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계속 남는다.
덧글
저는 자민당이 자유당과 일본민주당이 합해진 것이라고 조사했기에, 일본민주당이 민주당인 줄 알았습니다. 사실 한국 정치에도 무지한지라 지적해주신 덕분에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전 당시 상황을 잘 모르기에 그에 대한 코멘트는 할 수 없지만, 글에도 적었다시피 한국인으로써 현 정권을 지지하는 발언에는 감정적으로 거부감이 드는군요. 안타깝습니다. ;ㅁ;
본 작품이 아인베르츠님 입맛에 맞았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