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팅 오버: <3일간의 행복> 작가의 흥미로운 이야기 Books

본 책의 작가 미아키 스가루는 일본에서 인터넷 소설을 연재하며 주목을 받은 작가다. 국내에도 정발된 <3일간의 행복>은 인터넷으로 처음 접했을 때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집중해서 읽었던 기억이 있다. 전작의 인상이 너무 좋았기에 본 책도 망설이지 않고 구매해 읽어내려갔다. 


20대였던 주인공은 어느 날 눈을 떠보니 20대였을 때의 지식을 모두 간직한 채 10살 생일의 자신으로 타임 리프하게 된다.
하지만 타임 리프, 전생에서의 삶에 부족한 것 없이 만족했던 주인공은 철저하게 동일한 삶을 재현하고 마음먹는다. 하지만 한 번의 실수로 인해 그의 인생은 180도 바뀌게 되고, 행복하고 부족함 없던 전생과는 달리 낙오자로 영락하게 된다. 그리고 열여덟 살의 봄, 주인공은 실패한 자신과 달리 자신의 전생과 동일한 행복한 삶을 누리고 있는 자신의 "대역"을 만나게 된다.


<3일간의 행복>과 비교하며 <스타팅 오버>를 읽으니 작가가 그리는 이야기의 색이 명확해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정확히는 <3일간의 행복>이 아닌 본작 <스타팅 오버>가 그의 데뷔작이라고 한다.

일단 일상 속의 비현실이라는 테마를 공통으로 안고 있다. <3일간의 행복>에서는 수명이나 건강같은 것을 돈으로 사거나 팔 수 있다면이라는 비현실적인 설정이, 본 작품에서는 20대의 주인공이 갑작스럽게 10살 생일 부터 인생을 다시 살게 된다는 설정이다. 

반면 이러한 비현실적 설정을 제외하고는 무척이나 현실의 모습을 그리려고 애쓰며, 두 작품 모두 사회에서 소위 불행한 삶을 살고 있는 젊은이를 주인공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과 비현실이 공존하는 무대 위에서 작가는 항상 서두에 독자가 생각지 못한, 상식을 파괴하는 이야기를 전개한다. 
전작품에서는 흔히 "사람의 목숨(인생)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정도로 가치가 있다"라는 상식을 깨고, 주인공의 인생에 처절할 정도로 값싼 가격을 매긴다. 이번 작품에서는 "만약 지금의 내가 모든 지식을 유지한 채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보다 나은 인생을 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라는 통념을 깨고, 주인공은 자신의 행복한 삶을 지키기위해 철저하게 첫 번째 삶을 재현하고자 애쓴다.
이러한 전개들은 독자들의 관심을 잡아끌기 충분하다. 어째서 그의 인생은 이 정도의 가치 밖에 없을까? 주인공은 어째서 첫 번째 삶을 재현하려고 하는 것일까? 등에 대한 궁금증은 독자가 책을 구매하고, 이야기를 읽게 만드는 미끼가 된다.

그리고 항상 주인공 곁에는 "운명의 여자"가 있다. 
말그대로 운명이 맺어준 듯이 주인공과 그녀는 함께함으로써 완전해진다. 그리고 주인공은 부족했던 자신을 그녀와 함께 극복한다.


흥미로운 설정과 전개며, 운명의 여자와 만나 자신의 운명을 극복하는 이야기는 너무나도 나의 취향에 딱 떨어진다.
그랬기 때문에 <3일간의 행복>에 정신없이 빠져들 수 있었고, <스타팅 오버> 역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다만, 미아키 스가루의 작품을 두 번째로 읽으니 작가의 한계 역시 느낄 수 있었다.
인터넷에 연재하기 때문인지 문체가 매우 가볍다. 이것은 읽기 쉽다는 장점이 있지만, 글의 기교가 부족하다. 문장구성이나 표현력에서 오는 감동이 그의 글에는 부족하다. 
또한 전개가 매우 예측하기 쉽다. 이번 작품에서 모든 등장인물은 등장하자마자 그들의 진정한 정체를 예측할 수 있다. 이런 이야기의 흐름이라면 이렇게 진행되겠구나라고 생각하면 반드시 그렇게 흘러간다. 왕도는 왕도인 이유가 있듯이, 이 역시 이해하기 쉽고, 높은 호소력과 감동을 전달한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한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앞으로의 이야기에 대한 기대감을 느끼기에는 부족한 글이라고 생각한다.


겨우 두 작품을 읽어보았을 뿐이기에 성급한 판단을 하기에는 이르지만, 현재로서는 더이상 글이 발전하지 않을 경우 롱런하는 작가가 되기에는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위에서 언급한대로 미아키 스가루는 나의 취향에 직격을 날리는 글을 쓰기 때문에 앞으로도 그의 글이 출판되면 반드시 읽어볼 것이다. 롱런하지 못할 것이라는 나의 예상과는 달리 좀더 멋진 작품으로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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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ArKaeins 2015/09/01 23:29 # 답글

    복선을 너무 티나게 깔아놔서 전개 예측이 몹시 쉬웠습니다. 중반부도 채 가기전에 전개를 예측하고 그대로 흘러가니 허탈하더군요.. 3일간의 행복을 워낙 감명깊게 읽은지라 많은 기대를 안고 봤는데 좀 아쉬웠습니다.
    다음 작품은 부디 멋진 작품이 나왔으면 좋겠네요. 스가루 특유의 비현실적인 설정과 주제선정은 좋아하는 편이기에.
  • LionHeart 2015/09/02 10:35 #

    데뷔작이라서 그런 것인지 모르겠으나 두 작품 중에서는 확실히 <3일 간의 행복>이 더 인상깊었던 것 같습니다. 저도 다음 작품이 있는지 어떤지, 있다해도 국내에 정식 발매될지 어떨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보다 좋은 작품으로 다시 만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우블마법도서관 2015/09/09 23:12 # 답글

    미야키 스가루 작품 특징이랄까... 전 두작품 모두 주인공의 밑바닥 인생이 엔딩에서 제대로 보상받지 못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주인공은 해피엔딩이라 하는데 겨우 이걸로?라는 느낌. 싫지는 않지만 새드엔딩과는 다른 멘붕을 주는 것 같아요. 덕분에 사두고 오늘읽었다가 여운이 장난아니네요...
  • LionHeart 2015/09/10 09:17 #

    완전히 구원해주지는 않았다고 볼 수 있는, 어딘가 애매한 해피엔딩의 느낌이 들긴 하지요. ^^;
    그런 점까지 포함해서 여운과 여러 생각할 거리를 남겨주는 책들인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도 미야키 스가루의 다음 작품이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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