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라인 서점에서 내가 읽을만한 추천도서이기에 구매해본 책으로, 작가 미쓰다 신조는 호러 소설로 유명한 인물인 것 같다.
<괴담의 집>의 주인공은 작가 본인으로, 아마도 본 책은 작가가 겪은 실화를 바탕으로 구성된 괴담인 것 같다.
작가는 미마사카 슈죠로부터 두 편의 괴담을 소개받고, 전혀 다른 시대의 다른 내용의 두 괴담에서 어딘가 공통점을 느끼지않는가 물어온다. 둘은 이 두 괴담을 시작으로 자신들이 느꼈던 섬뜩한 감각의 정체를 파해치며 세 편의 괴담을 추가로 알게되고, 작가는 더이상 진실에 다가서서는 안된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이처럼 작가와 슈죠가 느낀 섬뜩한 유사성의 정체를 파악한다는 큰 이야기가 존재하고, 그 안에 그들이 찾아낸 진실에 다가서게 만드는 5편의 괴담이 소개된다.
다 읽고나서 떠오른 것은 이전 리뷰했던 작가 오노 후유미의 <잔예>였다.
두 작품은 매우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우선 두 작품 모두 작가가 주인공이고, 작가는 편집자로부터 괴담을 알게되고 공동으로 조사에 착수하며 진실을 쫓는 과정을 이야기로 그리고 있다.
게다가 다루는 괴담이 둘 다 집, 정확히는 땅에 얽힌 괴담이다. 다른 점은 <잔예>에서는 괴이가 전이하지만, <괴담의 집>에서는 한 자리에 머문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밝혀진 진실에는 반드시 괴담의 기원이 되는 무언가가 존재한다. 그리고 어느 수준에서 더이상 깊게 파고드는 것을 멈춘다.
솔직히 심각할 정도로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어쩌다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인지 진실은 저너머에 있겠지만...두 작품에서 다루는 괴이가 사실은 이어진다면 진짜 소름돋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공통점 때문에 나는 <괴담의 집>을 <잔예>와 비교하지 않을 수 없었다.
개인적으로 책 자체의 재미는 <괴담의 집>이 더 재미있었다. 이야기를 좀더 흥미진진하다고 해야할까? 둘 모두 르포 형식이나 진실을 쫓아 조사, 취재하는 이야기로 이루어져있지만 <잔예>는 괴담들의 공통성이 매우 후반에 등장하는 반면, <괴담의 집>은 <잔예>보다는 독자가 쉽게 괴담들의 공통점을 눈치챌 수 있기 때문에 이야기에 보다 집중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공포감으로는 <잔예>의 손을 들어줄 것이다. 책을 덮을 때까지 아무렇지도 않은 - 심지어 조금 지루하기까지 했던 - 이야기가 생각 할수록 섬뜩함이 느껴졌던 <잔예>와 달리, <괴담의 집>은 작가가 독자에게 저주받지 않도록 경고하며 겁을 주지만 읽는 동안에 긴장감은 조성될지언정, 완독 후에 남는 여운은 높지 않았다.
아마 <잔예>를 먼저 읽었다는 이유도 있을 것이고, <괴담의 집>의 괴이는 이동하지 않기에 바다건너에 위치한 한국 독자에게는 해롭지 않을 것이다란 생각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무엇보다도 <괴담의 집>의 등장인물들은 답답하거나 말도안되는 부분이 존재해서 소위 "좀 깰 때"가 있었다.
일단 작중의 작가와 편집자가 너무나도 눈치가 없다. 독자는 이미 무엇이 괴담이 가지는 유사성인지 눈치챘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단서를 모아가며 이야기를 진행시키는 신중함때문에 작중 인물들이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어 답답함을 느끼게 만든다.
이야기 속에서 가장 어이가 없었던 것은 3번째 괴담인 "학생의 체험 - 유령 하이츠"인데, 이 괴담 속에 등장하는 "나"는 아무렇지도 않게 옆집을 옅보고, 무단 침입한다. 정말 제정신인지 의심스러운 인물이기에 이야기의 진실성을 떨어트리고, 괴담을 시시하게 만든다.
그밖의 괴담도 어딘가 현실성 없는 점들이 눈에 띄기에, 보다 현실성을 띄기에 무서웠던 <잔예>에 비해 공포감이 약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앞에서 말했듯이 이 책은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고 있다는 강력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단순히 괴담을 나열해둔 오노 후유미의 <귀담백경>이나, 아야츠지 유키토의 <안구기담>과는 달리 하나의 스토리 속에 위치한 5편의 괴담은 매우 그럴싸한 분위기를 두르고 독자가 책을 읽는 동안 섬뜩하게 만든다.
무서운 것으로는 <잔예>를 더 높게 평가하겠지만, 개인적으로 괴담으로서의 재미는 올해 읽은 호러 소설 중 최고로 평가할만 하다.
본 책의 원제는 <どこの家にも怖いものはいる>, <어느 집에도 무시무시한 것이 존재한다>라고 번역할 수 있을 것 같다. 여러 분이 사는 집에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소리가 들리지는 않는가? 자주 청소해도 먼지가 쌓이는 어두운 곳은 없는가? 집을 찾아온 이들이 갑자기 아프지는 않은가? 집안의 아이가 기이한 언행을 보이지는 않는가?
당신은 자신의 집에 무서운 무언가가 존재한다고 의심하고 있지는 않은가?
이런 경험을 한, 의심을 한, 또는 무서운 무언가가 있다면 재미있겠다고 가슴이 두근거리는 자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덧글
hansang 님께서는 워낙 많은 미스테리와 추리소설을 읽으셨기에, 이야기가 시시하지않을까 걱정되네요. 리뷰에도 적었지만 (귀신의 있다 없다가 아닌, 상황에 대처하는 인물들의 행동들이) 현실감 없는 부분이 꽤 눈에 띄어서말이죠...
그래도 여름 막바지를 기념하여 여흥삼아 읽으신다면 조심스럽게 추천해보겠습니다. ^^
저도 호러와 미스테리 물을 좋아하는데 말씀하신 <괴담의 집>에서도 소개되었던 도죠 겐야 시리즈와 Esperos님께서 마음에 들어하신 <작자미상>도 기회되면 읽어보고 싶네요. ^^
웃대 쪽은 방문하지 않아 잘 모르지만 그분도 호러를 쓰셨나보군요. 언젠가 접할 기회가 있으면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
너무 똑같아서 어딘거 석연치 않은 느낌도 들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