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etflix에서 <제시카 존스>를 봤다. 이전에 감상했던 <데어데블>과 마찬가지로 뉴욕 헬스키친의 마블 히어로, 아니 히로인이다. 두 작품을 다 보고나니 뉴욕에 놀러갔을 때 헬스키친을 안가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여기는 고담 못지 않은 지옥인듯.
과거 킬그레이브라는 마인드 컨트롤러에게 조종당해 살인을 저질렀던 제시카 존스. 그녀는 그와 헤어진 뒤 사립탐정이 되었다. 어느날 실종된 소녀를 찾는 사건에서 죽은 줄 알았던 킬그레이브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고, 다시 그와의 싸움이 시작된다.
메인 빌런으로 나오는 킬그레이브는 정말 소름끼치는 스토커로 나온다. 마인드 컨트롤이라는 무적에 가까운 능력까지 가지고 있는데 하는 짓이 도촬부터 시작해서 제시카 존스의 과거를 조사하고 어렸을 적 집을 재현하는 등의 일까지 하니 진짜 스토커가 얼마나 무서운지 보여주는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성격파탄자라고 할 수 있는 인물인데, 이상하게 난 이 녀석이 딱하게 느껴질 때가 있었다. 해온 짓이 있는만큼 어쩔 수 없다고는 하지만 가족에게 버림받고 좋아하는 여자에게도 끊임없이 배신당하고 거절당하는 모습을 보니 안타깝게 느껴진 때가 없지 않았다.
게다가 좋아한다고 달려드는 여자가 심각한 커뮤니케이션 장애를 가지고 있어서...솔직히 그녀를 좋아하는 킬그레이브나 루크 케이지가 이해가 안간다. 동포애에서 시작된 것 같기도 하고.
제시카 존스는 일부러 나쁜 여자로 행동하며 소중한 사람들과 거리를 두는, 속된 말로 츤데레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거절하는 것도 적당히 해야하는데 주변 사람들의 말은 귓등으로도 안듣는다. 말이 안통하는 그녀를 보며 속터지는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
그래서인지 <데어데블>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주인공에게 공감하거나 응원을 하기가 쉽지 않았다.
드라마 전체적으로는 어딘가 아쉬운 점이 많이 느껴진다.
연기는 괜찮았는데 스릴과 극적인 전개같은 것이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게다가 액션 연기도 어딘가 엉성하다. 솔직히 2기가 나온다고 한들 그닥 기대되지는 않는다. 메인 빌런이 누가 될지는 좀 궁금하지만.
<데어데블>과는 달리 훨씬 어둡고, 섬뜩하고, 고어적이며, 성적인 요소가 많다. 팔이 잘려서 믹서기로 갈리는 장면이라거나 침대가 무너지도록 만리장성을 쌓는 장면 같은 것이 나온다. 이런 부분에 약하신 분들은 피하는 것을 추천한다. 감내하고 봐야할 정도로 재미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2기가 나오면 보기야 하겠지만, 1기는 글쎄...내 평가는 별 3.5개/5개 정도다.
덧글
어쨌든 삶은 계란만 꾸역꾸역 먹는 기분이었죠.
헝거게임 보는 기분으로 봤습니다. 그냥 여주가 이쁜 것에 대한 관심으로...
소설판에서의 캣니스는 완벽한 소통장애녀. 그 자체입니다. 제시카 존슨은 차라리 '킬그레이브 때문에 그런가봐'라면서 유추라도 가능하지...
혼자 생각하고 혼자 오해하고 혼자 사고치고 혼자 고민하고... 심지어 주변에 도와줄 사람들이 널리고 껌딱지처럼 붙어서 도와주다 좃되는 상황인데도 끝나는 순간까지 그러합니다...ㄷㄷㄷ
그걸보니 헝거게임의 영화판도 답답하거든요.
저 본인이 그런 타입이 아니다보니 이런 류의 등장인물들에게는 영 공감하기 힘들더군요 ^^;
케이즈님 말씀을 들으니 더더욱 <헝거게임> 소설이 두려워집니다. ;;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읽게 된다면 사전에 미리 각오할 수 있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