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쿠와 치세: 전형적인 Boy meets girl. LightNovel

작가 노무라 미즈키 씨의 국내 출판작 중 <문학소녀>와 <히카루> 시리즈를 무척 재미있게 읽었기에, 동일 작가의 작품이라는 이유만으로 구매했다. <리쿠와 치세>는 단편작으로 타이틀과 표지에서 볼 수 있는대로 신문배달 소년 리쿠와 별장을 찾아 온 아가씨 치세가 만나 서로에 대한 마음이 깊어져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편모 가정에서 사랑받지 못하고 살아 자신은 웃지 못하는 인간이라고 생각하는 리쿠, 
부모의 이혼을 막지 못했다는 죄책감으로 울지 못하는 치세.
부모의 이혼 진행을 위해 이제는 세상을 떠나고 없는 친척의 별장을 찾은 치세는 리쿠를 만나고, 무뚝뚝한 리쿠와 수줍은 치세이기에 변변찮은 대화 없이 둘은 서로에 대한 상상과 연심은 깊어져 간다.


한 마디로 이 작품을 평가하자면, "첫사랑"이라는 소재를 노무라 미즈키의 글로 표현한 글이라고 할 수 있다.

개인적인 경험이지만, 하필이면 몇 년만에 첫사랑이었던 소꿉친구가 배우로 활동하여 TV에 나오고 있는 것을 본 다음 날 이 책을 읽게되어 기분이 묘했다. 나이가 먹어서 그런지 젊어서라면 운명적인 뭔가라며 가슴을 뛰게 했을 이런 일도 지금은 무덤덤하게 받아들이게 되었으니, 참 시시한 인간이 되었구나 싶다.


사실 리쿠와 치세의 사랑 이야기라고 하기에는 조금 미묘한 감이 있다.
둘이 실제로 서로의 마음을 부딪힌 때는 결국 헤어지는 날의 아주 짧은 순간 뿐이었다. 그때만이 둘이 서로의 마음을 느낀 유일한 순간이었다. 그 전까지 그들이 가진 서로에 대한 모습은 오직 상상 속의 인물이다. 어떤 인물일지 오로지 자신 안에서 자기가 완성한 인물로만 존재한다.
결국 리쿠는 치세가 행복한 가족과 함께 지내고 있다고, 치세는 리쿠가 믿음직한 아들로서 하나 뿐인 가족인 어머니와 함께 행복하게 지낼 것이라고 기대하고, 바란다. 둘이 서로에 대해 아는 것은 남에게 들어서 아는 것들 뿐이다.

이렇다 보니 개인적으로는 리쿠와 치세 이야기를 아름답게 그렸음에도 불구하고, 사랑 이야기로서는 리쿠를 좋아하는 동급생 소녀 스즈카와의 이야기가 좀더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은 아마 둘의 사랑 이야기가 시작하자마자 이별로 끝이난 탓도 크다. 
결국 치세는 가족 곁으로 돌아갔고, 별장은 다른 사람에게 팔아 다시는 돌아오지 못한다. 중학교 3학년 여름의 짧은 만남, 그리고 해가 바뀌기 전 겨울 리쿠가 했던 자신을 그리겠다는 약속을 지켜준 것을 신문으로 접하며 이야기를 마무리 한다.

신문과 그림이라는 소재를 잘 살린 에필로그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역시 좀더 둘이 성장하여 재회하는 이야기를 보고 싶었다.

중학교 3학년이라면 3년만 있으면 성인으로 국내 여행 정도는 쉽게 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솔직히 마음만 먹으면 고등학생 때도 당일치기는 할 수 있을 것이다.
만나고 싶다는 마음 하나만으로 리쿠의 학교와 집까지 찾아갔던 행동력을 보여준 치세인 만큼, 성인이 되기 전에 리쿠를 찾아가는 치세의 모습을 상상해본다.


Boy meets girl의 왕도를 걷는 매우 전형적인 작품이기에 읽기 매우 수월하다. 책의 볼륨도 크지 않아 1시간도 안되어 다 읽을 수 있을 정도다. 전형적인 이야기를 싫어하는 독자에게는 어떠한 감동도 주기 힘들 수 있으나, 늘 새로운 것을 찾으며 자극적인 것만 보게 되어 지쳐버린 심신을 이런 책으로 한번 쉬어가는 것도 좋지 않을까란 생각을 해본다.

큰 감동은 없었으나 다 읽고 기분 좋게 책을 덮을 수 있었던, 소화불량에 빠지지 않고 있는 그대로 흐름에 몸을 맡길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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