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수꾼: 성장? 사회문제? Books

미국 인종문제를 다루어 오랜시간 사랑받고 있는 책 <앵무새 죽이기>로 잘 알려진 하퍼 리. 거의 55년만에 그녀의 신작 <파수꾼>이 출판되었습니다. 후기를 읽어보니 실제로는 <앵무새 죽이기> 보다 먼저 쓰여진 책이라고 하더군요. 집필 순서는 <파수꾼>-><앵무새 죽이기>이지만, 출간 순서 및 작중의 시간적 순서는 <앵무새 죽이기>-><파수꾼>입니다.


이 책은 이전 작품 <앵무새 죽이기>와 마찬가지로 진 루이즈가 주인공이며 어렸던 그녀가 성장하여 뉴욕에서 살다가 귀향하여 마주친 진실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녀는 이제까지 자신의 롤 모델이나 다름 없는 흑인을 차별하지 않고, 올바른 언행만을 하는 사람이라 믿었던 아버지가 메이콤의 흑인 차별 주의자들을 지지하는 모습을 보고 큰 충격을 받습니다. 


작품에서 주로 다루는 문제는 <앵무새 죽이기>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번 작품에서도 진 루이즈가 분노하는 부분은 흑인에 대한 차별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전 작품이 좀더 알차고 정교하게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풀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파수꾼>에서 주의깊게 읽어야 할 부분은 직접적으로 드러나고 있는 미국의 사회문제라기 보다는 진 루이즈의 성장과 그녀의 성장을 빗대어 표현하고 싶은 무언가 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런 관점에서 본다고 해도 저는 그리 즐겁게 읽을 수만은 없었습니다.

서양 소설에 등장하는 젊은이들을 보며 늘 느끼는 것이지만, 어찌 이리 충동적일까요? 게다가 단순히 충동적일 뿐이 아닌 강한 힘을 동반합니다. 덕분에 충동적인 언행으로 인한 영향이 너무나도 커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습니다.

이번 작품의 진 루이즈도 아버지의 충격적인 모습을 본 뒤 자신의 행동을 결정하는 것에 큰 망설임이나 고민을 하지 않습니다. 시쳇말로 철이 없어 보이기까지 한 그녀의 모습에 사실 인상이 찌푸려지더군요. 작가는 격정적인 그녀의 분노를 통해 표현하고 싶은 것이 있을 수도 있었겠지만, 행크와 애티커스의 입장과 말을 받아들이지 않고 잭 삼촌의 말대로 고집불통이기만 한 그녀를 보니 <앵무새 죽이기> 때의 소녀 때와 전혀 달라진 것이 없다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사회적 입장으로 인해 섣불리 행동할 수 없다는 행크의 말도, 
강한 준법정신으로 무장하여 백인이든 흑인이든 법 앞에서 잘못된 행동을 하는 것을 지나치지 못하지만, 흑인이 기득권이 되기를 두려워하고 견제하는 애티커스의 말도 저는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의 세상에서 그들의 말, 그것이 흑인이든 '누군가'든 차별받아야 한다라는 말을 옳다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무엇이 옳은지는 늘 시대가 변함에 따라, 그리고 입장에 따라 바뀌어왔습니다. 그들에게 흑인을 차별하는 것은 어떠한 형태로든 자신의 생존과 연결되었다고 느꼈지 않았을까요? 저는 그들의 행동을 이해하지는 못하더라도 이해의 노력조차 하지 않는 진 루이즈에게 호감을 품을 수는 없었습니다.

덕분에 잭 삼촌의 말이 아주 시원했네요.


지난 작품에서와 마찬가지로 이번 역시 '차별'을 다루고 있습니다. '백인'과 '흑인'에 다른 것을 대체한다면 이 이야기는 얼마든지 지금의 우리의 이야기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지역감정, 부유한 자와 빈곤한 자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문제, 갑과 을의 문제, 그리고 세계화가 되어 한국에서도 버젓이 발생하고 있는 인종차별 문제. 

<파수꾼>을 읽고 행크와 애티커스에게 어느 정도 공감한 저는 '차별'의 문제가 쉽지 않습니다. 머리로는 옳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반대로 행동하고 말하는 저를 계속해 발견하게 됩니다. '차별은 옳지 않다'라고 말하는 사람들 중에 '어째서' 차별이 옳지 않은지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저는 아직 이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하였기에 계속해서 고민하게 됩니다.


<앵무새 죽이기> 보다는 '잘 쓰여졌다', 라거나 '인상깊다'라는 느낌은 받지 못했습니다.
성장한 진 루이즈의 모습과 안타까운 몇몇의 사연들을 읽을 수 있었다는 것은 좋았지만, 아쉽게도 '이어지는 작품', '후속작'이라는 의미 이상의 것은 저는 찾을 수 없었습니다.

덧글

  • 2016/05/18 22:20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6/05/19 11:01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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