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렉: 더 비기닝: 이래도 되는 걸까?! Movie

<스타 트렉>에 대해 처음 알게 된 것은 미드 <빅뱅이론>(The Big Bang Theory) 때문이었습니다. 미드에 등장하는 너드들이 <던전 앤 드래곤>, <World of Warcraft>와 같은 게임은 물론이오 미국 SF물이나 히어로물의 광팬이었기 때문인데, 그 중에서도 <스타 트렉>과 '스팍'이라는 단어는 자주 등장했는지 기억에 남아있었습니다.

이번에 넷플릭스에 <스타 트렉>의 리부트 영화라고 할 수 있는 <스타트렉: 더 비기닝>과 후속편 <스타트렉: 다크니스>가 올라와 있길래 마이리스트에 추가해두었다가 이제서야 감상하게 되었습니다.


어디선가 나타난 정체불명의 함선의 공격으로 사라진 USS 켈빈호. 그 사건 속에서 태어나고, 아버지를 잃은 주인공 제임스 커크는 파이크 함장의 조언으로 아버지의 뒤를 이어 스타플릿에 입대한다. 
입대하고 3년이 지난 어느 날 벌칸 행성으로부터 구조 요청 신호가 오고, 벌칸 행성으로 출동한 엔터프라이즈호와 스타플릿 대원들은 과거 USS 켈빈호를 공격했던 함선과 조우하게 된다.


일단 저는 <스타 트렉>에 대해서는 아는게 전혀 없습니다. 그래서 과연 영화를 이해할 수 있을까? 걱정이 컸는데 다행히 기우였습니다. 작품을 이미 알고 있는 팬분들은 더 즐겁게 즐길 수 있었겠지만, 저같이 모르는 사람도 즐길 수 있는 전개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우주에서의 영상도 엔터프라이즈호 같은 경우는 내 취향이 아니라 조금 별로라고 느꼈었지만, 적이 타고온 채굴선의 등장을 보고 만족했습니다. 이후 전투씬도 우주전이든 육탄전이든 모두 마음에 들었네요.
영상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작중 인물들이 입고 있는 승무원 옷과 지휘통제실의 디자인이지만 이건 어느정도 전통성(?) 때문에 수정하기 힘들었을 것이라 봅니다.


나름 재미있게 보았고 무엇보다 궁금했던 작품을 실제로 보았으니 나름 만족했습니다만, 불만 역시 있습니다.
가장 큰 불만은 역시 멋대로 날뛰는 커크때문입니다. 제가 <스타 트렉> 세계관을 모르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이 세계에서는 이렇게 쉽게 함장자리를 '강탈'하는 것이 가능한가요? 정식 승무원으로 이름이 올라가지 않은데다가 정학까지 먹은 레드셔츠가 탑승한 것도 모자라 지휘통제실에 쳐들어와서 깽판을 치고, 이번에는 임시 함장에게까지 대들었습니다. 결국 대든 것에 대해서 스팍에게 응징을 받게 됩니다만, 돌아와서는 더욱 가관도 아닌 것이 함장 자리를 빼앗습니다. 어째서 다른 승무원들은 그의 행동을 가만히 두고 보는 것일까요? 그 누구도 불만을 제기하지 않고, 못마땅해 하면서도 그를 함장 자리에 앉힙니다. 다른 것도 아니고 기지로 돌아가는 우주선을 돌려 엔터프라이즈호 보다 몇 배나 큰 적함을 향해 말이죠. 다들 목숨이 아깝지 않은가 보군요?

우후라가 스팍에게 대쉬하는 것도 너무 갑작스러웠다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얼마나 갑작스러웠는지, 키스 장면을 볼 때 '이 아가씨가 줄을 잘 서네...'라는 경박한 생각까지 하게 될 정도였어요.


이런 말도 안되는 듯한 전개를 보다보니 존 스칼지의 <레드 셔츠>가 자꾸 떠올랐습니다. 논리적이지 않은 행동을 일삼는 주연들, 그리고 그 주연들과 함께했다가 어이없게 죽어버리는 레드셔츠들의 이야기가 계속 생각나서 영화에 계속 딴지를 걸게 되더군요. 뭐 그건 그것대로 재미있게 영화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만, 어딘가 이해할 수 없는 등장인물들의 행동에는 불편함이 남아있습니다.


아직 후속작을 보지는 않았지만 <스타트렉: 다크니스>가 무척 재미있다고 들었습니다. 이번 작품의 장점을 유지하거나 더 발전시키고, 제가 느꼈던 아쉬웠던 점들이 개선되기를 기대해봅니다.

덧글

  • time 2016/05/10 10:08 # 답글

    커크가 지휘권을 "강탈" 한게 아니죠. 원 선장이었던 크리스토퍼 파이크가 잡혀가고, 임시 선장이었던 스팍이 감정 통제에 실패해 선장직을 포기하면서 파이크가 떠나기 전에 임시 부선장으로 직접 임명해뒀던 커크가 자연스럽게 최고 지휘권을 이양받게 된 겁니다. 스타플릿에선 위급상황에서 임시로 승진할 경우 시간이 지나도 그 계급을 유지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TNG의 선장인 피카드도 마찬가지였죠. 원래 선장이 돌아오면 물러나야 될수도 있지만(TNG 3X26/4X01, The Best of Both Worlds) 파이크는 제독으로 승진했으니 커크가 선장 자리를 표기할 이유가 없습니다. 보통 스타플릿에서 계급 승진은 개인의 능력과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나서는 적극성을 기준으로 이루어지는데(TNG 6X15, Tapestry) 커크에게 그 두가지가 부족하진 않으니까요.

    의견 충돌이야 임시긴 해도 어쨌든 선내 서열 2위니까 대단한 문제라고 보기는 어려운데다 딱히 틀린 말을 하지도 않았습니다. 어차피 기술력에서 상대가 되질 않으니 정면에서 덤비면 한대로 상대하나 100대로 상대하나 결과는 똑같이 전멸이고...결국 영화에서처럼 내부로 침투해 교란하는거 외에는 방법이 없죠. 스팍 말을 들었으면 다른 배들이랑 합류하느라 시간을 끄는 사이에 지구는 그대로 소멸했을테니.

    더군다나 커크는 빨간 셔츠도 아닙니다. 아직 졸업을 못해서 그렇지 기술자나 일반 승무원이 아니라 아카데미에서 장교 수업을 받은 지휘 부서 소속의 인물이니까 처음부터 노란 셔츠죠. 코바야시 마루 테스트를 받을 정도면 사실상 임관을 위해 졸업식만 남겨놓고 있는 수준일 겁니다.

    그리고 스팍은 사적인 감정때문에 편애하는 것처럼 보일까봐 일부러 우후라를 다른 배에 배속시키려고 했고, 당사자가 자기 실력을 근거로 항의하고 나서야 결정을 바꿨는데 그게 줄을 잘 선가요? 오히려 스팍이랑 사귄것 때문에 불이익을 받았으면 받았지 경력에 이득본건 없는듯 한데요.
  • LionHeart 2016/05/10 10:50 #

    자세한 설명 감사드립니다. 제가 궁금했던 점에 대해 많은 점을 해결해주셨네요. ^^

    일단 파이크가 떠나기 전 임시 부선장으로 임명해두었다는 점은 제가 놓친 부분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제 스타플릿 입대 3년차인 사람을 부선장으로 임명하는 것이 정상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대한민국 육군으로 예를 들면 중위가 갑자기 대대장이 된 것이나 다름없지 않나요? 말씀하신대로 본 작품에서는 실력과 적극성으로 계급 승진이 이루어진다고 하셨는데, 원작을 모르는 저에게는 쉽게 받아들여지지 못하는 임명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더해 기술력에서 상대가 되질 않으니 한대나 100대나 똑같다는 것은...글쎄요. 평범히 생각하면 아무리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도 수를 늘리는 것에 동의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설령 그것이 말씀하신대로의 전력차로 인해 의미가 없다고 할지언정 수에 기대하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을거고, 그런 사람들이 엔터프라이즈호 지휘통제실에 한 명도 없다는 것이 저는 의아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커크가 레드셔츠가 아니라는 것은 몰랐습니다. 코바야시마루 테스트가 얼마나 대단한 수준인지도 몰랐고, 작중에 입은 옷이 레드셔츠라서 그런가보다 싶었네요. 이 역시 원작을 모르고 설정을 잘 모르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줄을 잘 선다'라고 말씀드린 것은 그렇게 생각할 정도로 우후라와 스팍의 관계까 충분히 묘사되지 않은 것이 아닌가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었던 것입니다. 말씀하신 우후라를 다른 배에 배속시키려는 이유가 편애라는 오해를 받을까 걱정해서였다는 것도 지금 time님 말씀을 듣고 처음 알게 되었거든요. 제가 영화에서 놓친 것이 있나요? 우후라가 따지기 전에 우후라와 스팍의 관계에 대해 묘사한 부분이 있었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군요...

    글에도 답글에도 반복해 말씀드리지만 저는 <스타트렉>의 원작에 대해 모르는 사람으로서 본 영화에 대한 감상을 적은 것이니, 이해가 부족한 점에 대해서는 너그러이 봐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한 시대를 풍미한 유명한 작품이기도 하기 때문에 이래저래 거는 기대가 컸고, 아직 감상하지 않은 작품(다크니스)에 대한 기대도 큽니다. 다음 작품을 감상하기에 앞서 알아 두어야 할 부분이 있다면 알려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 time 2016/05/10 12:07 # 답글

    1. 선장 자리에 오른게 비정상적으로 빠른건 맞습니다. 기존 시리즈에서 커크가 30대 초반에 선장이 되었던가 그럴텐데 그게 최연소 기록이었을걸요. 그런데 스타플릿이란 조직이 나이나 복무기간으로 승진을 결정하지 않기 때문에 영화 내에 나온 상황이라면 완전 이상한 전개는 아니라는 거죠. 영화에서 파이크도 커크를 처음 만났을때 4년이면 장교 되고 8년이면 선장을 충분히 할수 있을텐데 왜 재능을 썩히냐고 그러구요. 경력이랑 상관 없이 충분히 능력이 된다고 봐서 부선장으로 임명한거죠. 또한 육군이랑 비교는 적절하지 않습니다. 스타플릿은 우주탐사 조직이지 군대가 아니라서...

    2. 나라다호와 스타플릿 우주선들간의 기술 격차는 몇십년 수준이 아닙니다. 나라다는 2387년에서 과거로 왔고 영화의 시점은 2258년으로 거의 130년이나 차이가 나죠. 작중에서도 엔터프라이즈가 처음 공격을 당하고 나서 술루가 한번만 더 맞으면 못 버틴다고 그럽니다. 아직 정식으로 진수식도 안한 스타플릿 신형 기함이 이러니 거의 현용 항공모함 앞에 범선 타고 돌격하는 수준이나 마찬가진데 숫자는 의미가 없죠. 커크도 지적하는 거지만 워프 속도도 나라다가 더 빨라서 다른 장소에 있는 함대와 접촉하느라 시간을 끌면 막는건 절대 불가능해질 겁니다. 혼자서 상대하면 불리하다는 스팍 말도 맞지만 모여봤자 소용없다는 커크 말도 맞으니 다들 별 반대를 하지 않은 거죠. 파이크가 직접 선택한 사람이니 권위도 있구요.

    3. 커크가 입은 빨간옷은 생도복이고, 보통 빨간 셔츠라고 하면 선내 근무용으로 입는 티셔츠를 이야기합니다. 부서별로 색깔이 다르죠. (빨강: 운영/보안 - 노랑: 지휘 - 파랑: 과학/의료) 코바야시 마루 테스트는 보통 졸업 직전에 지휘관으로서 실패를 경험하게 만들어 적합한 마음가짐을 지녔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시험이라 실력이랑은 관계 없습니다. 절대 통과하지 못하게 짜여진 테스트죠. 그리고 커크는 인투 다크니스에서 이 죽어도 실패를 인정하지 못하는 성격때문에 발목을 잡히게 됩니다만...

    4. 우후라가 스팍에게 가서 따질때 대사를 들어보면 스팍이 편애로 보일까봐 그랬다고 직접 말을 합니다. 두사람 관계가 드러나는건 후반부지만 그 이전부터 사귀던 사이었던게 확실하죠.
  • LionHeart 2016/05/10 12:52 #

    친절하고 자세한 덧글에 감사드립니다.
    특히 셔츠 색에 따른 보직에 대한 것은 다시한번 정리할 수 있어 다음 작품을 보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네요.

    언제가 될지는 모르나 다크니스도 감상 후 리뷰를 남기게 될 것입니다. 분명 그때도 이해에 많은 부족함을 느낄 것 같으니 도와주신다면 감사드리겠습니다. :)
  • JOSH 2016/05/11 16:42 # 답글

    http://superdry.egloos.com/1907003
    그러고 보니 예전에 쓴 글이 있었네요.
  • LionHeart 2016/05/11 18:26 #

    잘 정리된 영국 해군 계급체계 글 잘 읽었습니다.
    제가 의문이었던 점을 깨끗하게 해결해주셨네요. 실제로 이런 관례가 있었다면 납득이 갑니다.
    물론 현대의 군대를 다녀왔던 저는 이해가 안가는 결정이긴 합니다만 적어주신 글에서 과거 관례를 소개하고 실제 작품에서 어떤 식으로 권한 이양이 이루어졌는지 적어주셔서 이해가 편했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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