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한정 딸기 타르트 사건: 너무 일상적이라서 아쉬웠던 작품 Books

<빙과>를 시작으로 하는 고전부 시리즈, <야경>, <보틀넥> 등 국내에도 많은 책이 소개된 작가 요네자와 호노부의 고교생 일상추리물인 '소시민 시리즈'의 제 1권 <봄철 한정 딸기 타르트 사건>을 읽었습니다.


소시민, 한마디로 범인(凡人)을 지향하는 고등학교 1학년인 두 학생 '조고로'와 '오사나이' 콤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둘은 목표를 위해 상부상조하지만 사실 '조고로'는 추리를 하지 않으면 참지 못하는 사람, '오사나이'는 그 이름과 작은 동물같은 외양과 어울리지 않게 '복수심을 참을 수 없는' 격정적인 마음을 가진 인물들입니다.
본 책에는 그들이 마주치는 일상에서 마주치는 소소한 사건들(사라진 동급생 가방의 행방, 미술실에 전해져오는 그림의 정체, 개수대를 사용하지 않고 어떻게 맛있는 코코아를 끓일 수 있는가?)을 해결하고, 제목의 '봄철 한정 딸기 타르트 사건'은 주인공들의 정체가 폭로되는 이야기를 관통하는 사건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분위기가 고전부 시리즈와 비슷합니다만 조금 더 '일상'에 가까워진 느낌입니다. 하지만 등장인물들의 성격은 180도 다르군요. 고전부 시리즈의 탐정인 호타로는 '에너지 절약'을 모토로 귀찮은 일을 삼가고자 매사 대충인 모습을 보여주지만(물론 치탄다엘 때문에 수포로 돌아갑니다), 본 작품의 탐정인 조고로는 탐정짓을 하지 못해 안달인 인물입니다. 다만 과거의 어떤 사건으로 타고난 성격에 맞지 않게 소시민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비슷하지만 다른 느낌의 일상 추리물로 상당히 가볍고 즐겁게 읽어나갈 수 있는 책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너무나도 개성적인 두 인물이 소시민을 목표로 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네요. 

에필로그에서 커플들에게 물벼락을 맞고 조용히 그들 뒤를 따라가는 오사나이의 모습이 섬뜩하면서도 재미있어서 가장 인상에 남는군요.


단점이라고 하자면 역시 일상물이라는 것이겠지요. 이 작품의 개성이고 장점이자 동시에 단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자극적인 내용이 별로 등장하지 않아요. 클라이막스 부분에서는 '위기'와 함께 분위기를 고조하고는 있습니다만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전개는 아니었습니다. 
이건 취향의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제 개인적인 인상으로는 '언제든지 책장을 덮고 내일부터 다시 읽을 수 있는 이야기'라고 해야할까요?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고 등장인물의 다음 행동이나 말을 기대하게 만드는 전개는 부족해보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분위기가 곧 본 작품의 개성이기도 하기에 긴장감은 부족할지언정 제 나름대로 즐겁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뭐라고 해야할까요? 무척 글이, 이야기가 안정적입니다. 

그밖에 아쉬웠던 것은 고전부 시리즈와 비슷한 분위기라서 식상하다는 생각이 조금 들었다는 것이군요. 그런고로 앞으로 고전부 시리즈와 어떤 차이점을 두고 개성을 갖추어 나갈지가 기대됩니다.


두 명의 주인공 뿐만 아니라 겐고라는 지원자까지 등장하였는데, 개성적인 그들이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보여줄지 기대하고 있습니다. 

덧글

  • ㅇㅇ 2016/11/13 15:29 # 삭제 답글

    저 같은 경우에는 남주 쪽에서 이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저 나이에 뛰어난 관찰력과 추리력이 있으면 가령 탐정계통으로 가지 않아도 다른 직업 혹은 일상에서 크게 유용하다고 생각하며 그러기 때문에 조금 더 재능을 발전시킨다면 대성 할 수도 있는 미지의 가능성이 내포된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도가 지나친 자만감과 오만으로 큰 충격을 받고 남들이 버기엔 부러워 보이는 재능을 오히려 눈 돌릴려고 하는 장면에서
    재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정하지 않고 숨길려는 모습과 소시민으로 지향하는 장면을 보면서,

    정작 재능이 없고 꿈이 없는 이들에게는 저들이 품는 이상향(소시민)은 더 큰 오만과 자만이라고 생각합니다.

    남주의 재능으로 비롯된 단점을 극복, 바뀌지 않을 곳을 보며 이중성을 보는 것 같아 불쾌함까지 느꼈습니다. 여주쪽은 그닥 과거사나 남주같음 직접적 사연이 적은지라 잘 모르겠지만요..
  • LionHeart 2016/11/13 17:39 #

    소위 '가진 자들이 가진 것에 대해 고뇌하는 이야기'는 때로 불편함을 낳을 때도 있지요. 심지어 어느 작품에서는 너무나도 완벽하여 단점이 없는 것이 고민인 것이 단점인 녀석도 나오는 부분도 있습니다. 이런 초인적인 인물들에게 동경심을 품고, 현실에서 누리지 못했던 세상을 그들의 눈으로 대신하여 바라보는 즐거움을 즐기는 독자들에게는 호기심과 즐거움을 가져다주지만, 그렇지 않은 독자분들도 분명 계실겁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호불호의 문제라 저는 크게 신경쓰지 않지만, 굳이 따지자면 전 좋아하는 측의 독자로군요 ^^;

    전 남이 가진 것에 대해서 살리든 낭비하든 그 사람의 것이라 생각하는 편이라서 불쾌함을 느끼지는 않았지만, 그의 재능이 낭비되는 것에는 조금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의 재능을 잘 사용하면 본인은 물론이고 득볼 사람들이 많을텐데 말이죠. 독자의 입장에서야 어떤 형태로든 그의 재능이 발휘되는 모습을 작품을 통해 볼 수 있으니 득보고 있는 셈이지만, 작중의 인물들에게는 안타까운 일입니다.

    소시민에 대한 목표가 인생에서 지나가는 통과점, 망설임으로 그칠지, 아니면 궁극의 목표가 될지는 좀더 이야기를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 ㅇㅇ 2016/11/13 18:57 # 삭제 답글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 제가 바랬으면 하는 부분이 있지만 이건 실존 인물이 아닌 허구인물, 거기다 전 작가가 아닌 독자의 입장이니 왈가왈부하는 것은 바보같은 행동이죠 ㅎㅎㅎ

    아 근데 제가 이 블로그 책 리뷰를 쭉 봤는데 정말 책을 많이 읽으시는 것 같습니다. 특히 장르 구분 없이 자기계발서든 연애 혹은 청춘 아니면 미스테리등 다방면에서 보시는게 대단하신거 같습니다.

    제가 책에 빠진지(심하게는 아니지만) 약 1년(한 10개월?)되는데 리뷰를 보니 제가 읽었던 책들이 심심찮게 많더군요. 특히 허구추리-강철인간 나나세는 사놓고 안 읽고있는데 리뷰를 보면서 읽어볼까 생각중입니다.

    질문드릴게 있는데 작가님은 어떤 작가를 주로 선호 혹은 호감 또는 자주 접하시는지 여쭙고 싶습니다. 저는 책을 처음 살때 책을 좀 읽은 친구의 추천에 따르면 초심자가 재미있고 흥미가 있는 작가로 히가시노 게이고와 책은 한여름의 방정식, 용의자x의 헌신으로 스타트해서 제가 직접 이 작가 책을 선별도중 나미야 집화점의 기적과 라플라스의 마녀와 오사카 소년 탐정단, 안녕 시노부 선생을 읽고 게이고 작가의 팬이되며 점차 추리/미스테리 에서 호러에서 연애에서 청춘까지 이제는 점차 책 장르를 넓히고 있는데
  • ㅇㅇ 2016/11/13 18:57 # 삭제 답글

    작가님은 주로 뭘 자주 읽고 좋아하는 작가가 있으면 알려주실 후 있나요??
  • LionHeart 2016/11/13 23:19 #

    말씀하신대로 저는 제가 흥미를 가지게 되는 책이라면 장르를 불문하고 읽는 성격이긴 합니다. 하지만 호불호는 나름 확실한지라 좋아하는 책들의 방향성은 장르가 다르더라도 일관되어 있는 편이지요 ^^;

    좋아하는 작가를 말씀드리기 전에 제가 어떻게 읽을 책을 선정하는지를 말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음, 저는 사실 남에게 제가 선택하는 방법을 권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우연에 의지하는 편이 크거든요.
    일단 오프라인에서 구매하는 책들은 책의 종류와 상관없이 표지가 이쁘고 제목이 매력적이면 사는 편입니다. 그래서 막상 읽고 실망하는 경우도 많습니다만, 표지와 제목에 신경쓴 작품이라면 어느정도 퀄리티가 보장되고 있다는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다음으로는 책이 알려주는 다음 책을 읽으러 갑니다. 어떤 책들은 본 책과 관련깊은 다른 책이 존재함을 알려주기도 합니다. 주로 저자의 말이나 역자의 말에 이를 언급합니다. 때로는 해당 책이나 저자에 대해 인터넷으로 조사했을 때 알게 될 때도 있습니다. 이러한 연결고리가 없더라도 해당 책이 재미있다면 책날개나 책 뒤에 추가되어 있는 출판사의 추천작품을 보고 다음 책을 연결짓기도 합니다.
    또는 본 이글루스 도서 밸리의 글이나 리뷰를 끝내주게 작성하시는 분들의 리뷰를 보고 관심있는 책을 찾아 읽기도 합니다. 제 이웃분들 중에는 hansang님이나 정윤성님 등이 그렇습니다.

    때로는 도서 사이트의 추천 서비스로 알게 된 작품을 읽기도 합니다.

    이제 작가에 대한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아쉽게도 말씀하신 히가시노 게이고님의 작품은 제가 운이 없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저에게는 어느정도 작품을 고르는 방향성이 존재합니다만, 제가 처음 고른 히가시노 작가님의 작품이 '새벽녘 거리에서' 였습니다. 해당 도서는 기존 팬이었다면 흥미있게 읽을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저같이 '처음으로' 접하는 '한국' 독자에게는 소재가 워낙 터부시되는 것들이다보니 접근성이 용이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사연에서 아쉽게도 전 히가시노 게이고님 작품은 아직 한 권 밖에 읽지 못하였습니다. ;ㅁ;

    제가 '이 분이 쓴 글은 일단 읽자'라고 여기는 분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아리카와 히로, 교고쿠 나츠히코, 노자키 마도, 미카미 엔, 요네자와 호노부, 오노 후유미, 아야츠지 유키토, 존 스칼지,
    이 중에 미스터리 작가가 아닌 분들은 아리카와 히로랑 존 스칼지로군요. 아리카와 히로는 '도서관 전쟁'으로 국내에 알려진 작가님이시고, 존 스칼지는 SF 소설 작가님이십니다.

    해당 작가님 이외에도 위에서 언급한 방법으로 책을 찾고 있습니다. 참고가 되었을지 모르겠네요. ^^
  • ㅇㅇ 2016/11/14 15:05 # 삭제 답글

    저도 요네자와 호노부 작가를 처음 접한 계기가 책 뒤에 추천도서로 빙과로부터 접했는데 상당부분 제가 어느 작품을 만나게된 부분이 일치되는 부분도 있군요.

    저 같은 경우에는 예전 책을 선별했을때 표지 일러스트가..좀 뭐라고 해야하나 일본풍만의 그림체?...아무튼 책 보기전에 좀 꺼렸던 고정관념이 있어서 미카미엔의 비블리아 고서당이라든지 커피점 탈레랑같은 표지를 안산 기억이 납니다.

    일러스트 표지를 제대로 처음 접한 책이 변두리 화과자점 구리마루당으로 이어져 코코로드립에서 드디어 비블리아 고서당 시리즈를 접하게됬지요..후...

    괜한 관념때문에 비블리아 고서당을 늦게 접한 제가 참 한심하다는 생각을 들면서 그때부터 일러스트 표지 책 구입의 고정관념도 확실히 깨졌죠 ㅎㅎ

    덕분에 지금은 비블리아 배틀부 시리즈의 1권인 날개를 가진 소녀책을 읽고 있습니다. 이 책이 나름 일본 오덕? 이라고 해야하나 아무튼 그쪽 계열풍이 나긴 하지만 내용면이나 다른 장르의 많은 작품과 좋은 스토리로 괜찮은 작품이어서 우리 정서에 안맞는 일러스트지만 책의 내용은 배신하지않음을 다시 느낍니다 ㅎㅎ
  • LionHeart 2016/11/14 15:14 #

    말씀하신 '날개를 가진 소녀'는 아직 읽어보지 않았지만, 검색해보니 일본 라이트노블인가 보군요.저도 읽어볼 기회가 있으면 읽어봐야겠네요 :)

    전 어렸을 때 국내에 라이트노블이 NT노벨에서 출판될 때부터 읽어왔기 때문인가, 일러스트 표지는 거부감이 없네요.만화책도 아직 사고 있기 때문에 재미있기만하면 좋다는 생각으로 가벼운 마음으로 구매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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