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제로부터 시작하는 이세계 생활 3: 약간 아쉬웠던 전개 LightNovel

마지막을 자살로 끝내고 다섯번째 사망회귀에 성공한 스바루는 과연 원하는 미래를 붙잡을 수 있을까?를 다룬 2장의 이야기도 3권으로 마무리됩니다.

사실 이전 리뷰 글이 길어져 미처 다루지 못했지만 지난 2권 스바루의 '자살'이라는 선택은 이해하기 힘들었습니다.
"엉? 바보 아니냐? 죽는 거 완전 무섭거든? 이 세상에서 죽는 것보다 무서운 일은 좀체 없어. 죽는 편이 낫다는 소리는 꼭 한 번 죽은 다음에 말해주기를 바라는 바다."
그것만은 스바루가 이세계에서 얻은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진실이다.
'죽음'은 절대적이다. 그것을 망령되게 다루는 짓은 용납되지 않는다. 그리고 '죽음'을 무언가와 비교하는 것도, 간단히 주워섬기는 것도, '죽음'을 알지 못하는 경솔한 태도나 다름 없다.
그 '죽음'을 알아버린, 몇 번씩 맛본 스바루이기에, '죽음'보다도 더 맛보고 싶지 않은 절망을 피하고자 이렇게 세계를 회귀한 것이니까.
이렇게 죽음에 대한 공포를 이해하는 주인공이 어떤 이유에서건 참살이라는 공포와 잔혹한 배신감을 안겨준 렘이 죽임을 당한 것에 대해 조금의 안도감도 느끼지 않았다는 것을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렘의 죽음에 당혹스러워하는 부분이 오히려 너무나도 감정 없이 냉정하게 상황을 바라보고 있는 것 같아 공감이 가지 않네요. 배신자의 죽음과 자신의 생존이라면 보통 이를 기뻐하거나 안도하지 않을까요? 그녀를 믿었던만큼 배신에서 느낀 반동이 컸을 것을 것이며, 알고지낸지도 2주 남짓되었을 뿐임에도 그녀를 포함한 모두의 관계를 우선하는 스바루는 너무 마음이 착한 것 같습니다. 아니면 제가 너무 소인배이겠지요. 만약 스바루가 안도와 기쁨을 느꼈다면 모두에게 의심받고 자살로 이어지는 결정을 내리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런 부분 때문에 2장의 결말이 훈훈하기는 했지만 썩 공감이 가지는 않았습니다. 람과 렘의 입장에서는 꼴랑 5일의 사귐이었을 뿐인데 처음 보여준 태도를 생각하면 에필로그에서 보여준 스바루를 신뢰하는 모습은 '우디르급 태세전환'이 아닌가 싶습니다. 자신을 박살내 죽인 사람을 쉽게 위하는 부처같은 마음을 지닌 주인공도 공감하기 힘들었고 말이죠. 오히려 이렇게 몸바쳐 사랑을 부르짖음에도 스바루를 끝까지 의심하는 에밀리아가 더 공감이 갑니다.

하지만 역시 히로인이라고 해야할까요? 그야말로 넝마가 되어버린 스바루의 마음을 자상하게 감싸는 에밀리아의 모습은 2장에서 가장 눈부신 장면 중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에밀리아를 의식하면 몸속에서 열기를 띄는 그것은, '연심'이라고 불리는 성가신 병이다.
그것을 한 번 의식한 이상 사람은 그 열병이 가진 힘에 저항하지 못한다.
스바루 또한 예외가 아니다. 때문에 --.
몇 번이든, 몇 번이든, 아무리 상처 입더라도, 아무리 괴로워하더라도, 얼마나 울었더라도, 얼마나 절망을 곱씹게 될지언정, 그녀를, 에밀리아를 구하기 위해서. 이 나날을 그녀와 함께 걸어가기 위해서.
-- 나츠키 스바루는 몇 번이든 죽고, 이 사랑에 산다.
그래서인지 스바루의 다짐에 크게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어차피 현실적으로도 생존능력이 떨어져 가진 것이라고는 목숨뿐이라면 그 한 목숨 사랑하는 이에게 받치며 살아가는 것도 멋진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작품은 역시 1권에서도 언급된 봉인된 질투의 마녀 사테라를 중심으로 전개될 것 같습니다.
아직 그녀의 존재에 대해서 제대로 밝혀진 바가 없음에도 작품의 중심을 관통하는 존재라는 것만은 벌써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번 2권에서는 스바루의 글자공부를 통해 사테라에 대한 설정이 조금 밝혀졌고, 타인에게 사망귀환을 고백하고자 할 때 나타나는 검은 아지랑이의 존재가 마녀의 잔향을 강하게 해준다는 설정이 추가되었습니다.

에필로그에서 보여준 검은 아지랑이와 스바루가 보여준 교감은 앞으로의 전개를 더욱 궁금하게 만듭니다. 이세계에서 온 뒤로 단 한번도 만난적이 없는 마녀에게 '사랑한다'라는 말을 듣고, 그런 그녀에게 연심과 슬픔을 느끼는 스바루의 모습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일까요?

지금 당장 떠오르는 루프물은 <제가페인>, <슈타인즈 게이트>, <All you need is kill>, <RDG 레드 데이타 걸>이 있습니다. 이들을 생각해보면 어쩌면 스바루는 이세계의 삶이 처음이 아닐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망회귀로 돌아갔을 때 스바루는 다른 사람들 기억이 초기화되는 것을 느끼지만, 실은 그 역시 초기화 된 적이 있던 것은 아닐까요? 에필로그에서 보여준 스바루과 검은 아지랑이의 교감은 <슈타인즈 게이트>에서 다른 세계의 기억을 어렴풋이 느낀다는 설정과 같이, 스바루가 이전 세계에서의 기억을 떠올리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같은 맥락으로 '사테라 = 에밀리아'라는 전개도 재미있을 것 같네요. <제가페인>에서는 생존을 위해 세계를 반복하지만 본 작품에서는 영웅이나 용에 의해 루프하는 세계에 사테라를 봉인했다는 설정은 어떨까요? 여기에 <RDG 레드 데이타 걸>의 히메가미에 사테라를 대입하여 사테라 자신 또는 자신의 분신과 같은 존재인 에밀리아와 스바루를 통해 봉인을 벗어나고자 한다는 설정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한번 더 꼬아서 <All you need is kill>과 같이 루프를 빠져나가기 위한 쐐기는 사실 주인공 나츠키 스바루다!라는 전개를 통해 사랑을 위해 이별을 강요받는 전개가 이루어지는 것도 애가 탈 것 같아 좋겠군요. 물론 마지막은 해피엔딩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적고나니 상상이 폭주해버렸습니다만, 앞으로의 전개를 상상하지 않고는 못배길 만큼 다음 전개가 기대되는 소설입니다.

4권부터는 더욱 흥미진진한 3장이 펼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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