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 타우누스 지방 강력반에 소속된 보덴슈타인 반장과 그의 파트너 피아 키르히호프 형사는 곧은 성품으로 좋은 평을 받고 있던 하르덴바흐 부장검사의 자살 사건과 젊은 여성의 투신사건을 맡게 됩니다. 투신사건이 사실은 조작된 살인사건이라는 것이 밝혀지고, 수사를 할 수록 승마클럽, 제약회사, 정재계 인사까지 관련된 사건으로 확대되며 혼란에 빠집니다.
추리소설이라기 보다는 수사물, 스릴러물이란 느낌이 들었습니다. 추리할 수는 있지만 거창한 트릭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범인은 현실적인 수준에서의 눈속임을 하고, 이를 철저하게 수사하여 단서를 모아 밝혀나가는 형식이기 때문이죠. 트릭 풀이가 아닌 증거제시와 압박수사 등을 통해 문제 해결하는 작품입니다.
그래서 머리를 열심히 굴리며 읽기보다는 마음 편하게 영화보는 느낌으로 이야기를 읽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사건이 확대됨과 함께 커져가는 긴장감, 수사에 혼란이 오며 느껴지는 당혹감을 잘 전하고 있습니다. 살인사건을 해결하는 중간 중간에 등장인물들의 로맨스를 다루며 펼쳐지는 드라마틱한 전개는 스릴러나 추리소설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재미있게 다가갈 수 있는 장점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쉬운 점이라면 역시 1권 마지막까지 미해결 사건으로 남은 폭행사건이군요. 분명 덕분에 한 사람의 목숨을 살릴 수 있었고, 한 아이의 인생을 되찾을 수 있었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보덴슈타인이 보인 해당 사건에 대한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네요. 폭행사건을 덮어준다면 그것은 그것대로 좋습니다. 반대로 아무리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고 해도 범법행위를 용서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좋습니다. 작중에서 그는 후자 쪽의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만 태도가 미적지근하더군요. 개인적으로는 좀더 사냥개처럼 물고 늘어지는 강력한 개성을 가진 인물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에 대한 것은 1권이 자비출판인 것도 한몫하여 분량상 커트된 부분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만 이어지는 시리즈 작품에서 이 사건에 대한 결말을 볼 수 있을까요?
이 작품에서 가장 놀란 것은 작품 자체보다도 본 작품의 저자 넬레 노이하우스 님의 이야기였습니다. 작가님은 자비로 이 책을 출판하였고, 덕분에 소시지 공장 부인에서 베스트 셀러 작가로 클래스 체인지에 성공했습니다. 자신의 꿈에 과감히 투자하여 성공한 인생 스토리는 역시 극적이고 멋지군요. 국내에서 첫 번째로 번역된 시리즈 4번째 작품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은 독일에서 출간된지 사흘 만에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32주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고 하니(나무위키 문서를 참고했습니다) 앞으로의 이야기가 무척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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