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이 없는 거리: 긴장감 넘치는 타임루프물 Comics

국내에서도 한 때 꽤 화제가 되었었고 일본에서는 애니메이션 및 실사 영화화까지 이루어진 인기 작품이죠. 저도 그 인기에 관심은 가지고 있었지만 그림이 익숙해지지 않아서 읽기를 미뤄왔습니다. 읽고난 지금은 왜 그런 바보같은 생각을 했을까 싶군요. 사람이든 뭐든 겉모습만 가지고 판단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다시한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읽다보니 처음에는 별로라고 생각했던 그림까지 이쁘고 귀엽게 보이더군요.


인기없는 만화가 사토루는 근처 누군가에게 위험이 닥칠 경우, 그를 구할 때까지 시간을 루프하는 특수한 능력이 있었습니다. 그의 운명을 결정지었던 초등학교 유괴사건이 성인이 된 지금 다시 한번 그의 운명에 영향을 주게되고, 이에 말려들어 어머니가 살해당하고 자신은 그 살인범으로 누명을 쓰게되며, 친구의 집이 불타는 등의 일을 겪게 됩니다. 그의 간절한 소망이 하늘에 닿았는지 사토루의 특수한 능력은 그를 모든 사건의 시작인 18년전 초등학교 5학년 때로 되돌아가게 하고, 미래를 바꾸기 위해 사토루는 유괴범을 찾습니다.


이야기의 완급조절이 정말 끝내주는 작품이었습니다. 독자를 들었다 놓았다하는 것이 정말 예술급이었어요. 주인공 사토루의 마음에 공감하며 읽게되며 독자는 기뻤다가 절망했다 아주 바쁩니다. '슈타인즈 게이트', 'Re: 제로부터 시작하는 이세계 생활'과 같은 타임 루프물이 그러하듯 본 작품의 주인공은 처절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죽거나 살거나(또는 살리거나)의 문제에 매달리는 사토루의 절박한 심정을 무척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 인상깊었습니다.

본 이야기의 핵심인 '유괴범은 누구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고 추리하게 해주는 것 역시 흥미롭습니다. 첫인상만 봐서는 매우 쉽게 범인을 특정해낼 수 있습니다만 작품을 읽다보면 범인이, 작가님께서 아닌척을 열심히 하며 독자를 흔듭니다. 덕분에 독자들은 진실이 밝혀지는 부분에서 혹시나, 역시나, 이럴수가 등의 다양한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었지 않았을까요?

단순히 아동 유괴에 대한 문제 뿐만이 아니라 가정폭력, 인간불신, 편견 등에 대한 사회적 문제를 은근히 짚고 있다는 점도 이 작품의 인상적인 점 중 하나입니다. 카요에게 행해지는 폭력이나 유괴범의 과거를 보면 이럴 수 있나 싶을 정도로 인면수심(人面獸心), 아니 짐승보다 못한 인간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전자책으로 코믹스를 읽은 뒤에 애니메이션과 영화도 감상했습니다. 세 작품 모두 결말 부분을 다르게 만든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코믹스는 사토루와 유괴범의 대결을 마지막까지 극적으로 그려내며 긴장감을 마지막 순간까지 이어간다는 점과 등장인물들의 배경설정, 특히 유괴범의 사연이 다른 작품보다 깊이있게 다루고 있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애니메이션의 장점은 역시 움직이고 말한다는 것이죠. 그리고 모두 외모가 엄청 버프받았습니다. 게다가 살짝 거짓말 보태서 극장판급 수준으로 공들여 만들었기 때문에 보는 내내 눈과 귀가 무척 즐겁습니다. 더해 사토루와 유괴범이 감정적으로 소통하는 드라마틱한 점은 코믹스보다 뛰어났다고 생각합니다. 코믹스가 '대결'이었다면 이쪽은 '소통'으로 마무리했다고 해야할까요?
극장판은 배우들이 모두 괜찮았습니다. 특히 아이리 역의 아리무라 카스미, 카요 역의 스즈키 리오, 그리고 이름은 모르겠지만 사토루의 아역배우가 진짜 좋았네요. 다소 오글거리는 점이야 어느 일본 영화/드라마가 조금씩 그런 점이 있을뿐더러, 이 작품은 코믹스가 원작이니 어쩔 수 없겠지요. 하지만 영화는 마무리가 완전 꽝입니다. 18년전 한 명을 제외한 모든 아이를 구하고, 유괴범의 정체가 밝혀지며 미래가 바뀐 뒤에 갑자기 사토루가 현재로 돌아와 코믹스의 에필로그에 해당하는 삶을 살게 됩니다. 덕분에 어째서 유괴범으로부터 죽을 위기에 처한 주인공이 살아남았는지, 이후 유괴범은 어찌 살았는지에 대한 것 등 앞뒤가 맞지 않게 됩니다. 그리고는 갑작스럽게 유괴범을 뒤쫓더니 칼빵맞고 안녕~. 이건 뭐 앞뒤도 맞지 않고 억지 감동이라도 끌어내려고 죽인 건지, 런닝타임 문제로 어쩔 수 없이 마무리한 것인지 알 수가 없더군요. 영화로 본 작품을 접한 사람은 원작을 보고 싶지 않을 것 같다 싶을 정도로 마무리에 실망했습니다.


코믹스와 애니메이션은 강력 추천할 정도로 흥미진진하게 읽었습니다. 최근 소설 '나만이 없는 거리 Another Record'도 국내에 출판되어 구매해두었는데 이 책도 무척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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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이글 2016/12/03 22:15 # 답글

    저는 유우키 아오이 제외하고 전문성우 기용 안한 것도 신선하더군요
  • LionHeart 2016/12/05 10:51 #

    유우키 아오이야 원래 좋아하던 성우였지만 다른 분들도 무척 만족스러웠던 연기였습니다. ^^
  • ㅁㄴㅇㄹ 2016/12/03 23:20 # 삭제 답글

    나만이 없는 거리 정말 재미있지요
    나만이 없는 거리 RE도 너무 재밌었어요
    카요가 중학생 일 때의 이야기 너무너무 안타까웠고 ㅠㅠ
  • LionHeart 2016/12/05 10:51 #

    소설 '나만이 없는 거리 Another Record'도 무척 기대하고 있습니다. ^^
  • ㅁㄴㅇㄹ 2016/12/05 11:16 # 삭제

    네 어나더 레코드는 정발되었는데..
    re는 언제쯤 정발 될까요 ㅠㅠ
  • LionHeart 2016/12/05 12:55 #

    일본에도 아직 re는 단행본 출판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 같네요.
    한국 단행본 정발은 조금 더 기다리셔야 할 것 같습니다. ^^;
  • Barde 2016/12/03 23:46 # 답글

    좋은 작품이죠. 만화대상 1위를 항상 놓치는 건 안타깝지만.
  • LionHeart 2016/12/05 10:54 #

    남겨주신 덧글을 읽고 확인해보았는데 14년도부터 2위, 4위, 4위라니 안타깝네요.
    14년도 1위는 저도 좋아하는 '신부이야기' 이고 15년 3위는 아직 리뷰 쓰기가 힘들정도로 충격을 주었던 '목소리의 형태'라서 어쩔 수 없다고도 생각하지만 16년도 안타깝네요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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