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레플리카: 객관적 시점의 중요성 Books

'사이카와 & 모에 시리즈(S&M 시리즈)'의 7번째 이야기이며, 지난 편 '환혹의 죽음과 용도'에서 잠깐 등장했던 모에의 친구 도모에에게 있었던 유괴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T대학교 대학원생인 미노사와 도모에는 여름방학을 맞이해 돌아온 집에서 가면 쓴 유괴범에게 붙잡힌다. 도모에도, 다른 곳에 납치도니 가족들도 무사했으나 집에 있어야 할 오빠만이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눈부신 빛, 몽롱한 의식, 여름에 벌어진 사건에 감춰진 과거는 무엇인가? '환혹과 죽음의 용도'와 같은 시기에 벌어진 사건을 그리고 있다.
책 소개는 위와 같지만 이야기는 3명의 유괴범 중 2명이 누군가에게 살해당함으로써 더욱 복잡해집니다. 일반적으로 내분에 의한 살해로 여기고 남은 한 명이 용의자로 몰리겠지만 이 사건에서는 도주한 유괴범과 동행한 피해자, 미노사와 도모에가 동행함으로써 유괴범의 알리바이를 입증하여 살인자를 알 수 없게 됩니다. 살인범은 누구인가? 이어서 발생한 도모에의 오빠가 실종한 사건은 유괴사건과 관계가 있는 것인가? 두 가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다보니 머리가 많이 혼란스럽게 됩니다. 두 사건이 서로 관계가 없는 것처럼 수사가 진행되면서도 어딘가 하나의 사건으로 보이게끔 만드는 작가님의 심술(?)이 보입니다.

사건 소개만 바라보자면 이번 이야기는 외전격으로 사이카와와 모에가 등장하지 않을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참견쟁이 니소노소노 군은 이번 사건에서도 활약합니다. 마술사 살인사건과 대학원 진학을 준비하면서 이런 일까지 기웃거리고 있었다는 그 에너지가 정말 놀랍고 부럽습니다.
"현상을 객관적으로 봤다는 이야기일 뿐이야. 그러니 그게 올바르다고는 결코 말할 수 없지. 난 그걸 확인하고 싶지도 않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봤을 때 비로소 보이는 이치가 있는 법이야.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했을지도 모르지만, 그런 불안정한 상황은 그리 오래가지 않겠지. 다시 말해 언젠가 누군가가 반드시 알아차린다는 소리야. 지금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한 건 모두가 직접적인 당사자이기 때문이지. 이 교훈은 덴노지 박사 사건에서 너도 배웠을 텐데? 니시노소노 군, 넌 좀 더 복잡하고 기상천외한 트릭이 담긴 미스터리 소설을 잔뜩 읽었지? 넌 그걸 전부 간파해내. 마술을 보고도 그 트릭을 전부 밝혀내지. 왜 그런 걸까? 네가 책이나 무대 밖에 있기 때문이 아닐까?
"객관적인 입장에 있다는 소리죠?"
"그래... 그 입장에 서는 것 자체가 꽤 어렵다고 생각해. 안에 있으면서도 바깥에 있는 것처럼 볼 수 있는 건 고도의 사고력 덕분이야. 더욱이 비접촉 관찰은 대단히 어려워. 왜냐면 들여다보는 사이에 영향을 받으니 말이야."
결전의 장인 도쿄로 가는 신칸센 안에서 사이카와 교수가 모에에게 말했던 이 말은 작가가 독자에게 던지는 마지막 힌트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전 최근 작업 중인 일로 이 글을 다른 의미로 인상 깊게 읽었기 때문에 사건하고는 전혀 연결짓지 못했습니다. 결국 저는 지나치게 모에와 도모에의 시선에서 이야기를 읽었기 때문인지 사건해결에 실패했습니다. 이번에 범인이 사용한 방법은 기상천외하지 않은 심플하면서도 현실적이라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에 아쉬움이 더욱 컸습니다. 상대를 움직이기 위해 취함이라는 범인의 동기를 '예상 밖의'라는 전화통화 메시지와 연결한 부분도 만족스러웠기에 이번 사건은 전체적으로 만족스럽군요.

아쉬운 점이 있다면 에필로그의 부분입니다. 죽은 줄 알았던 그가 살아있다는 것도 '방금 그렇게 전개해놓고!?'라는 뜬금포였는데, 하필이면 그 날, 그 곳에서 모에와 만난다는 우연이 너무 말이 안되더군요. 이 부분은 꼭 넣었어야 했는가란 의문이 들었습니다.



지난 에피소드에서는 모에가 처음으로 자신의 힘만으로 사건을 해결했었고, 이번 사건 역시 사이카와 교수가 키워드는 던져주지만 해결은 스스로해냅니다. 다만 이번에는 친우와 관련된 사건으로 인해 해결 뒤에 기다리고 있는 슬픔, 쓴 맛, 혹은 어른의 맛(?)을 느끼게 된 이야기였기에, 이번 에피소드는 지난 이야기에 이은 모에의 성장을 위한 에피소드였다라는 인상이 들었습니다. 이번 사건이 그녀에게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었을까요? 매력적인 캐릭터이기는 하지만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는 촐싹거림에 짜증이 날 때가 많았기 때문에 다음 이야기에서 그녀의 변화를 내심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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