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와 클로버: 주옥같은 작품 Comics

작가 우미노 치카에게 반하게 된 계기를 만들어준 작품입니다. 2000년부터 2006년까지 연재된 작품으로, 연재에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결국 뛰어난 작품성을 인정받았으며, 2005년 J.C.STAFF의 제작으로 애니메이션 1기가 노이타미나 첫 번째 작품으로서 방송, 다음 해 2006년 2기 방송, 같은 해 실사 극장판 개봉, 2008년 실사 드라마화가 이루어졌습니다. 국내에도 10권 모두 정식 출판되어 완결되었습니다. 실사판은 감상하지 않았지만 애니메이션은 정말 명작이었다라는 기억이 있습니다. 최근 전자책으로 전권을 다시 구매해서 읽었는데 역시 좋은 작품이네요.

본 작품은 미대생들의 사랑과 꿈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러브코미디 장르와는 달리 순정만화라는 장르 속에서 우미노 치카 작가님 특유의 코믹스러움을 잘 녹였기에 순수하게 재미있습니다. 이런 특징은 작가님의 최근 연재작 '3월의 라이온'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귀여움, 엉뚱함, 이외성을 통해 웃음을 이끌어내는 능력이 탁월합니다.

하지만 역시 가장 인상깊은 것은 심리묘사이죠. 3인칭 시점으로 전개되는 본 작품은 등장인물 전원이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남자와 여자 할 것없이 사랑에 웃고 우는, 꿈에 좌절하고 다시 일어서는 심리를 손에 잡힐 듯이 그리고 있습니다. 읽고 있으면 어느새 등장인물에게 공감하게 되어 깊게 몰입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사랑과 꿈이라는 소재를 현실적이면서도 아름답게 풀어가는 이야기에 반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깊은 에피소드는 야마다 아유미->마야마 타쿠미->하라다 리카의 이야기였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여성 등장인물이 아유미와 리카였기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군요. 보답받지 못하던 사랑을 끝까지 관철해내는 마야마의 모습이 인상깊었습니다. 가장 쿨하게 행동하는 듯 하면서 가장 사랑에 미친 바보는 마야마였지요. 똑똑하면서도 멍청해보일 정도로 우직한 사랑을 지닌 그가 부럽습니다.

가장 공감이 갔던 인물은 역시 타케모토 유타였습니다. 등장인물들 중에 가장 범인(凡人)과 같이 느껴졌기 때문일까요? 재능있는 사람들 속에서 길을 잃고 방황하는 모습과 짝사랑 상대에 대한 마음으로 울고 웃는 모습에 많은 공감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그러고보니 지금은 아저씨지만 이 작품이 연재되고 있던 당시에는 저도 한창 (짝)사랑하고 있던 때였군요. 우와 이불뻥 에피소드가 마구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 작품 역시 엔딩에 관한 논란이 있었지요. 하나모토 하구미를 둔 타케모토 유타와 모리타 시노부의 싸움을 생각했건만, 최종 에피소드에서 그녀가 선택한 것은 하나모토 슈지였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완전 뒷통수를 맞은 느낌이었다고 기억합니다. 만약 하구미에 대한 애정이 깊었다면 무척 당황했을 것 같아요. 다행인지 어쩐지 하구미는 저와 성별도 다르고, 외모나 성격이 취향이었던 것도 아니었던 데다가, 너무나 뛰어난 천재형 인물이라 공감도 힘들었습니다. 더해 삼각관계 연애보다는 범인인 타케모토와 천재 모리타의 '재능'에 관련된 이야기에 초점을 맞춰 읽었기 때문에 하구미의 사랑 결말은 큰 관심을 가지지 않았습니다.

전 하구미는 사랑에 눈을 돌릴 여유가 없었다고 봅니다. 늘 그녀는 그림만을 바라보았던 것 같아요. 조금 막말을 하자면 마음 속에서 앞도적인 1위가 그림이기 때문에 사실 배우자는 사정이 좋은 이를 고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타케모토, 모리타, 하나모토 모두에게 호감을 품고 있었을 겁니다. 그리고 그 호감의 성격은 조금씩 사정이 다르죠. 여기에 함께 지내온 시간과 사회적인 위치, 그리고 각 개인의 능력과 품성을 더했을 때 무엇이 최선일까요? 타케모토는 역시 뛰어난 천재인 그녀를 받쳐주기 힘든 모습을 보여줍니다. 아마 같이 걷기 보다는 그림자에서 받쳐주는 정도 해줄 수 있겠지요. 모리타는 동급의 천재라고 할 수 있겠지만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하구미가 무너질 뻔 했을 때, 꿈을 포기하는 길을 선택하도록 종용했습니다. 같은 세계를 볼 수 있기에, 그 어려움과 고통을 알고있기에 그녀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이면 응원보다는 말리는 것을 선택합니다. 하나모토의 경우 같은 세계를 볼 수는 없으나 곁에 서서 쓰러지지 않게 도와줄 수 있습니다. 얼핏 타케모토와 비슷한 위치이지만 쌓아온 경험이 달라서인지 안정감이 다릅니다. 이러한 제 생각은 하구미의 선택을 인정하게 만드는 마지막 에피소드의 유도에 의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제가 생각해보아도 뽑을 수 있는 패였다면 하나모토가 가장 사정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모토가 선택지 내에 있을 것이라 상상도 못했기 때문에 놀랐긴 했지만요. 사실 누구든 아무렴 어떻습니다. 하구미는 그림을 그리고 싶어하고, 세 사람을 좋아하고, 세 사람도 하구미를 좋아하니까. 모두 만족하면 아무 문제 없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마야마의 '사랑하는 사람에게 문제가 생겼을 때를 위해 돈을 모으는 태도'는 이 작품을 읽은 뒤 현실에서 직접 몸소 깨닫게되어 제 돈관리 태도의 바탕이 되었습니다. 돈이 돈을 부르기 때문에, 보다 값진 것을 구하기 위하여가 아니라 소중한 사람에게 무슨 일이 닥쳤을 때, 그들을 지탱해줄 수 있는 돈을 마련합니다. 여차 할 경우 일을 그만두고 그들을 보살펴야 할 때 버틸 수 있을 정도로 말이죠.

그밖에도 주옥같은 대사와 에피소드들이 한가득 담겨있는 작품입니다. 그야말로 빛망울이 주렁주렁 달려있는 나무와 같은 작품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덧글

  • Charlie 2017/03/09 14:42 # 답글

    엔딩의 충격때문에 생긴 편견으로 인해 3월의 라이온에서는 확실한 러브라인이 보이지만 믿지 못하고 있습니다;;;
  • LionHeart 2017/03/09 17:30 #

    아...실은 저도 그렇습니다. ^^;
    누님들이 계시기 때문에 결혼식 하기 전까지는 방심할 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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