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 이야기 下: 너무나 기쁘고 만족스러운 마무리 Books

드디어 파이널 시즌의 대단원의 막이 내렸습니다. 이후 '속 끝 이야기'라는 후일담이 있지만 적어도 본편은 끝이라고 볼 수 있는 깔끔한 마무리였습니다. '귀신 이야기' 부터 물 없이 고구마를 한 가득 먹고 있던 답답함을 한번에 해소하는 것과 같이, 이번 편은 이제까지의 고생을 모두 보답받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어째서 지난 반년간 아라라기가 그런 고생을 했어야만 했는지, 이제까지의 일을 한번에 청산했어야 했는지, 오시노 오기는 누구인지에 대한 답이 모두 밝혀집니다. 반년동안 고생하며 잃었던 이들, 상처받은 이들도 모두 돌아와 제자리를 찾은 것 같은 마무리에 해피엔딩 선호자인 저는 무척 만족스러웠습니다. 퍼스트 시즌, 세컨드 시즌의 완결과는 달리 '파이널 시즌'이라는 이름답게, '끝 이야기'라는 이름답게 마지막 이야기다운 마무리였습니다.


끝 이야기 하편은 '마요이 헬', '히타기 랑데부', '오기 다크' 3편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지난 '끝 이야기 中'에서 가엔 이즈코에 의해 죽은 아라라기 코요미는 지옥에 떨어져 사랑했던 소녀 하치쿠지 마요이와 재회하게 됩니다. 그리고 지옥에서 살아 돌아온 아라라기는 입시 시험 후 센조가하라 히타기와 데이트. 그리고 반년간 일어난 사건에 종지부를 찍는 오시노 오기와의 싸움을 가지게 됩니다.


가장 재미있게 읽은 이야기는 역시 하치쿠지 마요이가 등장하는 '마요이 헬'이었습니다. 아라라기와 마요이의 대화는 늘 재미있군요. 대화내용 자체도 제법 재미있는 경우가 많지만, 애니메이션에서의 카미야 히로시 씨와 카토 에미리 씨의 연기 덕분에 뇌내 더빙되며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지게 됩니다. 이 책도 애니메이션화가 결정되었습니다만 어떻게 영상화될지 벌써부터 기대되는 장면들이 많습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오시노 오기'에 몰려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마요이 헬'에도 많은 시간을 할당해서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주었으면 좋겠군요.
"뭐, 좋잖아요. 엄격함 따윈 흔들려 버려도. 그래도 아라라기 씨는 '난 세상의 잔혹함을 알아 버렸다고. 그래서 써 버렸지' 계통의 작품을 좋아하신다는 건가요?"
"..."
뭐냐, 그 작품은.
그렇다기보다 뭐냐, 그 말투는.
"아뇨. 있잖아요, 그런 작품. 사람이 팍팍 죽어 나가거나 여자애가 끔찍한 일을 당하거나 어린애가 불쌍해지거나 지독한 악당이 나오거나, 잔혹하거나 불합리하거나 하면, 진실을 쓰고 있는 것이 되어버리는 계열."
마요이와는 생각이 같은 것 같기에 더욱 그녀가 좋아질 것 같습니다.
"아시겠어요, 아라라기 씨? 제가 아는 아라라기 씨는 소녀를 좋아하고, 유녀를 좋아하고, 동녀를 좋아하고, 스커트 안쪽 천을 좋아하고, 여자의 허리라인을 좋아하고, 커다란 가슴을 좋아하고, 사소하게 취급받는 것을 좋아하고, 커다란 여동생을 좋아하고, 쪼그만 여동생을 좋아하고, 숙녀를 좋아하고, 상반신 누드를 좋아하고, 블루머를 좋아하고, 학교 수영복을 좋아하고, 반장을 좋아하고, 남자 같은 말투의 여자를 좋아하고, 고양이 귀를 좋아하고, 스포츠 소녀를 좋아하고, 붕대 소녀를 좋아하고, 팬티를 좋아하고, 안구를 핥는 것을 좋아하고, 넙죽 엎드려 밟히는 것을 좋아하고, 야한 책을 좋아하고, 목말 태우는 것과 타는 것을 좋아하고, 연인에게 학대당하는 것을 좋아하고, 후배의 방을 정리하는 것을 좋아하고, 여자 머리카락을 자르는 것을 좋아하고, 같이 목욕탕에 들어가는 것을 좋아하고..."
"잠깐 기다려. 기다려기다려기다려기다려. 마음이 슬슬 뿌직하고 꺾일 것 같은데."
각오 이상의 물량이 밀려왔다.
어떤 변태야, 그놈은.
죽는 쪽이 나은 거 아니야?
다시 보니 사실만을 적고 있기에 더욱 무시무시한 주인공이네요.


'히타기 랑데부'는 모든 것을 정리하는 마지막 권에 맞게 아라라기의 연애사를 정리하는 느낌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센조가하라 히타기와의 데이트로 가득한 이 에피소드는 오시노 오기와의 싸움과 무연한 편이라 본 책에서의 위치가 미묘합니다. 굳이 따지자면 마지막 권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아라라기와 함께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그의 애인은 그 누구도 아닌 센조가하라 히타기다.'라는 주장을 하기 위한 에피소드였다고 생각합니다. 이야기를 정리하는 의미에서는 의미있는 에피소드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많은 독자분들이 '히타기 토레'를 외칠만한 히타기의 소원 고백장면을 센조가하라와의 데이트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으로 꼽겠지만, 저에게는 데이트 시작 전의 아라라기의 독백 부분이 가장 인상깊었습니다.
그러면 어째서 그런 식으로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에 겁쟁이였는가 하면, 이것은 간단명료한 이야기, 자신이 소중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그 소중한 나 자신을 잃는 것이 두려웠다.
바뀌는 것이 두려웠다.
바뀌어지는 것이 두려웠다.
그런 것이라고 생각한다. 말해 두겠는데, 이 기분 자체에 대해서는 지금도 그렇게 바뀌지 않았다.
사람과 사람이 관계한다는 것은 그런 일이라고 이해하고 있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누군가를 미워한다는 것과 같을 정도로 그런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애초에 자기애를 포기하지 않으면.
자신 이외의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저도 꽤 오래 전부터 생각해오던 생각이었기에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같은 생각을 가진 아라라기가 어떤 연애를 할지에 대해 더욱 관심이 깊어지는군요. 이제까지는 입시준비와 괴이 일을 처리하느라 좀처럼 연애를 하지 못했기에 앞으로는 히타기와 어떤 거리감으로 어떤 관계를 만들어나갈지 보여주었으면 좋겠지만...어떨까요?


'오기 다크'편은 앞서 말했던 '귀신 이야기' 이래 계속되었던 오기와의 갈등, 미스테리, 답답함이 모두 해결되는 해결편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오시노 오기의 정체에 대해서는 생각도 못한 부분이었기에 다시한번 작가님에게 감탄하게 되었네요. 오기의 정체는 어째서 그녀가 그렇게도 불길했는지, 껄끄러운 존재였는지를 시원하게 설명해줍니다. 지난 이야기들에서 조금씩 깔아둔 복선들이 회수되며 진실이 밝혀지는 부분은 경이롭군요. 이처럼 큰 그림을 그리는 듯한 느낌을 주는 전개는 늘 환영합니다.

뿐만아니라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는 마무리', 그리고 '자신의 어둠마저 구해낸 주인공'이라는 전개가 너무 마음에 들었습니다. '귀신 이야기'에서 잃어버리고 다시는 만날 수 없었던 사랑스러운 캐릭터 하치쿠지 마요이를 지옥에서 구해내고, '빙의 이야기'의 사건으로 부터 아라리가와 오노노키 사이에 생긴 감정의 골이 조금 메워졌으며, '사랑 이야기'로부터 돌아온 센고쿠 나데코가 활발하게 재활하는 모습을 비춰주고, 카이키를 제외한 나머지 전문가들의 안전도 확인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간 '이건 아니지!!', '이럴 수가 있나!?' 싶었던 전개들을 불만이라고는 생기지 않을 적절한 위치로 되돌려놓는 전개였습니다. 게다가 최종보스 격으로 악의 화신과도 같았던 오시노 오기마저 구해냄으로써 아라라기는 주인공으로서의 대범한 모습을 어필했을 뿐만 아니라, 불길하지만 미워할 수 없었던 그녀가 퇴장당하는 최악은 아니더라도 안타까웠을 전개를 방지하고 최고의 엔딩을 맞이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가진 이 책의 감상을 한번에 표현해주는 짤방]

너무나도 만족스러운 마무리였기에 니시오 이신이라는 작가에 대한 평가와 생각을 다시 하게 되는 책이었습니다. 더이상 걱정 없이, 가장 기분 좋게 시리즈와 작별할 수 있도록 이 책이 '파이널 시즌'만이 아닌 이 시리즈의 완결권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미 '오프 시즌', '몬스터 시즌', '넥스트 시즌'이 있으니 등장인물들의 미래에 대한 걱정도 끝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번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고 기뻤기 때문인지 다음 이야기들이 무척 기대되네요. 다음 이야기 후일담 '속 끝 이야기'도 하루 빨리 국내에 정발되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살아 있는 것을 엄청 좋아하는 사람이었잖아요."
하지만 그것으로 족했다.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말해 주었다.
그것만으로 족했다. 그것만으로 충분.
너무나 당연해서 잊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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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풍신 2017/04/02 13:30 # 답글

    끝 이야기를 보고 나름 Perfect 하구나 하고 만족했는데, 속 끝 이야기가 나오고 이야기 시리즈는 계속되고...OTL

    Final이 파이널이 아니란 것에 뿜었습니다. 그리고 넥스트 시즌은 츠키 모노가타리부터~라고 해놓고선 4권이 나오고 예고가 나와도 아직 소식이 없다는게 참 징한 니시오 이신
  • LionHeart 2017/04/03 10:22 #

    뭐 취미로 계속 쓰고 싶다는 것 같으니...징하게 계속 나올 것 같네요 ^^;
  • 불멸자Immorter 2017/04/02 16:19 # 답글

    오 만족스럽다니 다행이군요! 저도 사봐야하나...(먼산)
  • LionHeart 2017/04/03 10:22 #

    '이걸로 끝!'이라는 느낌이 들었던 정말 만족스러운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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