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멋진 세계에 폭염을!' 1권은 메구밍이 아직 마법을 익히지 않은 시절, 홍마족 마을에서 학생으로 있을 때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본편 시리즈가 늘 그렇듯 스핀오프도 책 한권 내에 다양한 에피소드가 담겨있습니다만, 메인이 되는 이야기는 '사신 월버그 봉인'입니다. 어린 나이에 사신의 봉인을 장난감삼아 풀어버린 메구밍은 봉인에서 풀려난 마수로부터 자신을 구해준 누군가에게 폭렬마법을 배우게 됩니다. 그로부터 7년 뒤, 메구밍의 여동생 코멧코가 다시 한번 사신의 봉인을 풀게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메구밍과 융융은 본편에서는 보여주지 못한 우정어린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학급 친구들이 보기에는 '백합' 관계나 다름없다고 할 정도입니다. 서로에게 솔직하지 못한 모습을 보여줌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위하고 친밀한 모습을 보니 저절로 아저씨 미소가 지어지는군요. 메구밍은 융융을 위해 약을 만들고 융융의 돈을 되찾아주고, 융융은 메구밍이 폭렬마법을 포기하지 않도록 자신이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렇게 서로를 위하는데 아직도 서로가 친구가 아니라고 하다니, 좀 솔직해지고 행복해졌으면 싶네요.
"그런데 융융은 어떤 타입의 남성을 좋아하나요?"친구를 정말 잘 알고 있기에 미래도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으로 보아 둘도 없는 친우라는 것을 알 수 있지요.
"뭐?!"
내가 질문을 던지자 융융은 얼굴을 새빨갛게 붉힌 채 당황했다.
"사랑 이야기를 하자면서요? 참고로 제 이상형은 자기 앞가림을 할 줄 알고 빚 같은 것은 없어야 하며, 변덕이 심하지도 않고 바람도 피지 않는 남자죠. 항상 향상심을 품고 있으며 매일 같이 노력을 거듭하는 그런 성실하고 진지한 사람이 좋아요."
"성실하고 진지한 사람이 이상형이구나. 메구밍은 의외로 상냥하고 남들도 잘 챙기니까, 정반대 타입인 구제불능 남자에게 낚일 것 같은...아야얏! 노, 농담한 거야!...나는 조용조용하고 차분하며, 내가 오늘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면 옆에서 가만히 들어주는 그런 상냥한 사람이..."
그밖에 본편의 액셀마을과는 다른 홍마족 마을이라는 새로운 무대가 주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아르칸레티아의 아쿠시즈 교도도 특이했지만, 홍마족 역시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 이상한 센스를 지닌 머리가 이상한 사람들 뿐이네요. 덕분에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융융이 손해보는 모습이 참 딱했습니다. 어서 마을 밖으로 나가 행복해졌으면 하는데, 어중간하게 홍마족에 물들어서 밖에 나가서도 친구가 없는 박복한 아이...그녀가 바라는 행복을 손에 넣는 날은 언제가 될까요?
본편의 인물들의 흔적도 얼핏얼핏 보이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위즈는 메구밍의 아버지 효이자부로의 상품에 감동을 받아 홍마족 마을을 찾은 적이 있고, 미츠루기 쿄야도 여신이 있던 장소를 방문하는 것과 동료를 구하기 위해 마을을 찾았었습니다. 그리고 메구밍의 학급친구 중 누군가가 춈스케의 이름 후보로 '카즈마'를 말했다는 것도 재미있네요.
카즈마가 없어서 그런가 본편에서의 정신나간 전개의 느낌은 부족하지만 홍마족 고유의 엉뚱함 덕에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읽지 않아도 본편을 이해하는 것에 지장은 없다고 하지만 본편과의 연결고리가 많아서 놓칠 수 없는 스핀오프라고 생각합니다. 다음 권은 다시 본편 5권으로, 4권 말미에 융융이 카즈마의 아이를 가지고 싶다고 외치며 끝난 이후의 이야기라 기대가 됩니다.
덧글
이건건가요!!! <- 응 아냐
다시 보고 빵터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