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삽입곡이 참 좋은 영화였습니다.
아니, 영화는 생각보다 괜찮았어요. 마블 스튜디오의 퀄리티는 뽑아주었습니다. 특히 우주선들 날아다니며 싸우는 것이 멋있더군요. 리얼리티 보다는 화려함과 환상적인 것을 추구한 느낌이 조금 취향에서 벗어나지만 그래도 화려함을 위한 컴퓨터 그래픽은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런데 전 왜이리 인물들이 인상에 남지 않는 것일까요? 아직도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5명 중 인간형 3명의 이름은 떠오르지가 않습니다. 어제 봤는데 말이죠. 기억에 가장 남는 이름은 자기 주장이 강했던 그루트입니다. 그 밖에는 한 성깔하는 너구리 로켓과 래비저 수장 욘두 뿐이네요. 이 작품의 중심이 되는 '저마다 무언가를 잃은 사람들'의 사연을 깊게 다루지 못한 탓이 크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잃은 것'에 대하여 다루는 부분이 각 인물당 1분도 주어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작품과 등장인물들의 본질에 닿는 이 부분을 제대로 묘사하지 못하여 인물 자체에 대한 인상도 옅어진 것이 아닐까 싶네요.
인상 깊었던 두 인물의 경우에는 로켓이야 워낙 생김새도 튀고 성격도 ㅈㄹ맞아서 인상깊었고, 욘두의 경우 휘파람 화살로 적을 몰살하는 모습 때문에 기억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드라마 '워킹 데드'에서 멀 딕슨 역을 맡았던 마이클 루커이기 때문에 어딘가 허술해보이면서도 빈틈없는 무법자 느낌의 욘두를 잘 살려준 것 같습니다.
본 영화에서는 '토르 1'에서 등장했던 '콜렉터'도 등장하고, '어벤져스 3'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질 것으로 보이는 인피니티 스톤 중 하나인 '오브'와 앞으로 강력한 빌런으로 등장할 '타노스'도 나왔습니다. 역시 앞으로 마블 시리즈를 계속 보려면 이 영화를 꼭 보고 가야한다는 생각은 틀림이 없었군요. 이 기세를 몰아 5월에 개봉할 2편도 감상해야겠네요.
이건 여담이지만 앞으로 태어나는 사람들은 마블 시리즈를 보기 참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까지 개봉한 많은 영화들과 앞으로 개봉할 영화들을 몰아봐야 할 것을 생각하면 아득해지네요. 마블 스튜디오는 지금 영웅을 맡고 있는 배우들이 은퇴할 때이든 언제든 일단 시리즈를 끊고 리부트하거나 새로운 유니버스 시리즈를 진행해야 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덧글
저 역시 그루트 행동도 귀엽다고 생각했고, 말씀하신 마지막 댄스 배틀에서는 저도 모르게 풋하고 웃음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