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실 감상한지 꽤 오래되었는데, 가장 최근에 방영한 디펜더스 영웅의 드라마 '아이언 피스트'를 보고 이 작품을 소개하지 않았던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루크 케이지의 첫 등장은 앞서 방영한 '제시카 존스'에서였습니다. 제시카 존스가 킬그레이브에 의하여 처음으로 죽인 사람이 루크 케이지의 아내였다는 인연을 가지고 있습니다. 둘은 몸을 섞을 정도로 가까워지지만 결국 과거 때문에 거리를 두고, 킬그레이브에 의한 음모로 둘이 싸우게 되기도 하는 등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했었습니다. 결국 아내를 살해한 제시카 존스를 용서하지도 어쩌지도 못한채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홀연히 모습을 감추고 맙니다.
본 드라마는 킬그레이브 사건 이후 뉴욕 할렘가에 몸을 숨긴 루크 케이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어쩌다가 루크 케이지가 특수 능력을 얻게 되었는지에 대한 과거사도 다루어지고, 그의 능력에 대한 과학적인(?) 실험도 이루어지며 보다 깊이 있는 설정을 가지게 됩니다. 자신이 가진 능력으로 약자를 구원하려는 데어데블과 어쩌다 얻은 괴력을 적당히 자신이 살아가는데 유용하게 써먹고 있는 제시카 존스와 달리, 루크 케이지는 초능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이를 이용하지 않고 은거하며 살고자 하는 다른 영웅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런 루크 케이지가 어떻게 영웅으로 변모해가는지를 다루는 드라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루크 케이지는 강력한 세포재생과 치유력을 통해 전동 그라인더로도 몸에 흠하나 나지 않고 로켓포를 맞고 건물에 깔려도 멀쩡한 내구도를 지니고, 주먹으로 벽을 깨부수는 괴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화려한 공격은 하지 않기에 드라마에서는 주로 그의 강력한 내구도를 보여주는 장면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엄청난 총격전에서도 구멍나는 옷만을 걱정하는 모습을 보여주거나, 발사되는 총알을 손으로 막아내거나, 건물에 깔려도 멀쩡하거나...
그래서 그가 위기에 몰리는 것도 주로 몸의 내구도로 어떻게 하지 못하는 공격들에 의한 것들로 다루어집니다. 이전 킬그레이브의 바이러스 공격에 취약하다는 점은 이미 밝혀졌지만, 산과 같은 화학 공격에도 약한 것 같더군요. 더해 드라마에 등장하는 빌런 다이아몬드백이 가지고 있는 특수 탄환 '유다'에도 취약한 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유다의 경우 루크 케이지의 강한 재생력을 역으로 이용한 무기였다는 점이 흥미롭군요.
드라마에서 루크 케이지는 영웅으로 변해가는 왕도를 걷습니다. 소중한 이(팝)를 잃고 이에대한 복수심과 소중한 장소(할렘)를 지키고자 하는 마음으로 마을의 어둠과 싸우기 시작합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영웅으로서 살아가고자 하지 않지만, 밝혀지는 아내의 비밀과 함께하는 클레어 템플을 통해 조금씩 변해가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다이아몬드 백에 의하여 자신의 떳떳하지 못한 과거와 마주하며 위기에 몰리지만, 자신 안에서 답을 내리고 이를 물리치며 당당히 과거를 청산하기 위해 경찰에 자수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본 드라마에서는 다시 감옥에 수감됨으로써 이야기가 끝이 났지만, 이렇게 과거의 굴레를 청산함으로써 그는 더욱 강건한 마음, 굳은 신념으로 되돌아 올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됩니다.
이제까지 Netflix에서 제작한 디펜더스 관련 드라마에서는 단순히 영웅 이야기를 그리는 것만이 아닌 사회 이슈를 함께 담아내고 있었습니다. 데어데블에서는 '법'과 '정의'에 대한 문제를 언급하며, 제시카 존스에서는 '여성 인권 문제'를 비롯한 몇몇 여성에 관련된 사회적 이슈를 다루고 있었지요. 이처럼 루크 케이지에서는 '흑인'과 관련된 인종 차별 이슈를 다루고 있습니다. 같은 상황에 대하여 백인이라면 넘어가겠지만 흑인이라면 처벌받는다, 범죄자로 인식된다, 당신이 흑인이라면 같은 행동을 할 수 있을까? 같은 질문이 자주 등장합니다. 본 드라마가 이러한 이유에 대하여 똑부러진 대답을 내놓는 것은 아닙니다. 백인과 맞서 싸우는 것도 아니고, 인종 차별 이슈에 관련해 큰 깨달음을 얻는 것을 강조한 에피소드가 존재하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이러한 이슈가 존재하는 사회적 무대를 배경으로 신체적인 강함 뿐만 아니라 깊고 넓게 생각하고 남을 위해 행동할 줄 아는 흑인 영웅이 활약함으로써 시청자에게 무언가 전달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흑인 특유의 흥 때문인지 모든 에피소드를 대체적으로 재미있게 볼 수 있었습니다. 데어데블이나 제시카 존스는 답답함이나 지루함이 종종 느껴졌던 반면 루크 케이지는 전체적인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클레어 템플과 커플링 분위기로 가는 것 같고, 클레어의 소개로 매튜 맷 마이클 머독 변호사가 그를 담당하며 데어데블과의 연결고리도 만들어지며 '디펜더스' 결성도 멀지 않을 것 같다는 기대를 불러오는군요. 본 드라마 마지막에서 박사에 의해 회수된 다이아몬드백이 나중에 어떻게 재등장할지도 기대되는 부분입니다.
드라마 '아이언 피스트'에서는 등장기회가 없었지만, 모든 영웅이 결집하는 드라마 '디펜더스'에서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기다려집니다.
덧글
디펜더스 영화? 나오기전에 데어데빌 제시카 루크 아이언피스트 미드 다 봐야겠네요.
....너무 많다;
디펜더스는 넷플릭스 드라마로 2017년 하반기 방영예정이라는군요.
데어데블 1 -> 제시카 존스 -> 데어데블 2 -> 루크 케이지 -> 아이언 피스트 순으로 보셔야겠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