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량의 요람: 참혹한 무대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어둠 Comics

'나만이 없는 거리'로 잘 알려진 작가 산베 케이의 좀비 만화. 앞서 리뷰했던 '귀등의 섬'과 세계관을 공유하며 맹인 소녀 스즈하라 유메가 고등학생으로 다시 등장한다. 총 단행본 6권으로 완결되었으며, 전자책으로도 전권 출판되었다.


고등학교 수학여행으로 타고 있던 거대 유람선이 전복사고가 일어남과 함께 친구나 선생님들이 하나하나 '살인귀'라 불리는 좀비가 되어 습격하기 시작한다. 아유카와 마코토는 타키가와 유우야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지지만 인간미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냉정한 그의 성격으로 인해 둘은 계속 충돌하게 된다. 유람선의 침몰, 살인귀의 공격, 친구들의 배신 등 다양한 위협으로부터 생존하기 위한 싸움을 그리고 있다.


처음 1권을 읽었을 때, 파본을 읽고 있는 줄 알았다. 시작하자마자 유람선은 이미 침몰 중이고 고등학생들이 누군가에게 쫓기고 있기 때문이다. 어쩌다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설명은 상당히 뒤에서야 조금씩 풀어간다. 코믹스에서는 잘 다루지 않는 구성이기에 처음에는 무척 당황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오히려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재미있는 시도였다고 생각한다.

이 작품에서 등장하는 좀비, '살인귀'는 상당히 강력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감염능력이 있고, 괴력을 가지고 있으며, 얼굴이 쪼개져도, 팔이나 다리가 절단되어도 전혀 문제되지 않고, 회복능력까지 가지고 있다. 감염 초기에는 이성을 잃지 않고 인간다운 사고도 가능한 덕분에 멍청한 적들만이 아니라 작정하고 주인공들을 처리하기 위해 함정을 파는 살인귀도 등장한다.

하지만 이 참혹한 무대에서 가장 큰 위협은 살인귀가 아닌 같은 반 친구들이다. 살기 위해, 복수하기 위해, 성공하기 위해, 재미로, 분풀이로 친구들을 함정에 빠트리고, 상처입히고, 죽인다. 그들의 사악함, 인간의 사악함은 힘이 닿는 한 사람들을 구하고자 하는 주인공 일행들과 뚜렷하게 대비 된다. 이처럼 고립된 상황 속에서 위기에 대응하는 인간들의 다양한 면모를 그리는 것이 인상적이다.

좀비로부터 도망치는 이야기이기 때문인지 '귀등의 섬'이나 '나만이 없는 거리' 보다는 추리요소가 줄어들었다. 하지만 중간중간 고의로 생략한 장면에서 누가 누구를 어떻게 해하였는지, 마지막까지 누가 생존할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하며 읽는 재미는 남겨져있다.

가장 인상깊었던 인물은 역시 미야무라 카나. 카스가와 함께 작품의 재수없음, 꼴볼견, 민폐력, 징징거림, 만악의 근원을 캐리하는 인물. 나쁜 사람은 여럿 등장했지만 가장 못난이였기에 인상이 강하게 남았던 것 같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인물은 히로인인 마코토보다 맹인 소녀 유메가 더 좋았다. 이쁘기도 하고, 매사 침착하고 다정한 모습을 보여준다. 게다가 앞이 보이지 않는 유메보다 말짱한 인간들이 더 민폐를 끼치기 때문에 그녀의 위대함이 돋보이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는 헐리우드 영화를 떠오르게 만들 정도로 과장된 등장인물들의 설정과 행동들을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그래서 일본영화보다는 헐리우드 영화로 실사화되면 더 어울릴 것 같은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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