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사랑 그리고 자살 Books

리디북스에서 '블랙데이 추천도서'로 1년 무료대여 서비스를 하여 읽은 책이다. '혼자라고 슬퍼하지 말자, 독서는 원래 1인용이다. 짜장면 대신 당신의 마음을 달래줄 블랙데이 추천 도서'라길래 고독을 즐기는 주인공의 이야기인 줄 알았더니, 사랑에 미친 젊은이의 이야기였다.


지식인 베르테르는 샤를로테(로테)에게 한 눈에 반하고 만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약혼자 알베르트가 있었다. 둘을 위해 자신의 사랑을 접고 그들 곁을 떠나 일을 하기도 해보지만 익숙해지지 못하고, 로테와 알베르트가 베르테르에게 연락 한통 없이 결혼을 하였다는 사실을 알게되며 깊은 절망에 빠진다. 결국 그들 곁으로 돌아와 로테에 대한 사랑을 참지 못하고 표현하는 그는 세 사람의 관계를 삐걱거리게 만든다. 결국 베르테르의 사랑은 로테에게 거절당하게 되고, 그는 알베르트에게 빌린 권총으로 자살한다.


이 책은 요한 볼프강 폰 괴테를 유명인으로 만든 책이라고 한다. 나의 경우 괴테의 책은 '파우스트' 밖에 읽어보지 않았고, 그 책은 희곡이었기에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처음 읽은 괴테의 소설이 된다. 옮긴이의 말에 따르면, 나폴레옹이 이 책을 일곱 번이나 읽었으며, 이집트 원정시에도 휴대했다고 한다. 내가 무지해서 그렇지 저명도 높은 책이었던 것이다.

책은 베르테르가 친구 빌헬름에게 보낸 편지와 약간의 편자(編者)의 글로 이루어져있다. 그래서인지 베르테르가 사랑을 하며 느낀 기쁨과 절망이 매우 직설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감정적, 직설적, 정열적이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글이라 베르테르가 느낀 것들이 흘러 넘치는 느낌을 준다. 그래서 사랑을 하는 많은 젊은이들이 이 책을 읽고 공감하여 베르테르를 따라 자살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베르테르는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이었다. 나도 사랑이 좋다는 것은 안다. 자살하고 싶은 심정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나는 자살하는 사람을 비난하지 않는다. 하지만 자살을 투정부리는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좋아하지 않는다. 베르테르는 자신의 사랑에 절망하여 자살한다. 자신이 자살하는 과정과 그때의 심정을 글로 적어 친구와 자신이 사랑하던 로테에게 보낸다. 자살의 수단으로 고른 것은 연적(戀敵)인 알베르트에게 빌린 권총으로 한다. '이것은 완전 엿먹으라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어느 책에서 읽었는데 자살이라는 것은 메시지라고 한다.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전달하고자 자살한다는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베르테르는 자신의 사랑을 앞세워서 잔인한 메시지를 남겼다. 그 메시지는 일방적이며 한번 받으면 해당하는 기억을 잃을 때까지 남는 저주와도 같다.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아 절망할 수 있다. 만약 그 절망을 이기지 못하고 더이상 살아갈 힘이 없다면 누구에게도 민폐를 끼치지 않고 어디선가 스러지듯 죽어야 했다고 생각한다. 베르테르의 자살은 아기가 자기 뜻대로 되지 않아 떼를 쓰는 것과 같다. 우리나라에서는 옛부터 상사병으로 스러지듯 죽는 이야기가 많다. 병수발을 드는 가족에게 민폐를 끼치기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베르테르의 죽음보다는 마음에 든다. 나에게는 베르테르가 로테를 사랑했던 것인지, 사랑을 하던 자신을 사랑했던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세상에는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이 많다. 하지만 좌절하고 절망해도 그 감정과 책임은 오롯이 자신이 지는 것이며 그것을 할 수 있도록 단련해나가는 것이 어른이 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리디북스는 어째서 블랙데이를 맞이하는 솔로들에게 이런 책을 선물한 것일까? 사랑의 감정이 넘치는 글에 자극이라도 받으라는 뜻이었을까? 이 책을 솔로들에게 추천하는 것은 너무 잔인한 짓이 아니었을까란 생각이 든다.
오오, 인간이란 참으로 덧없은 것이다. 인간은 자기의 존재를 정말로 확인할 수 있는 곳, 자기의 현존을 정말로 인상깊게 남길 수 있는 유일한 장소, 즉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추억이나 그 영혼에 있어서마저도 덧없이 사라져가야만 하는 것이다. 그것도 순식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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