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패 용사 성공담 1: 시작부터 주인공을 절망에 빠트리는 인상적인 전개 LightNovel

이 작품에 대한 첫인상은 좋지 않았습니다. 제목의 '방패 용사'에는 흥미가 생겼지만 '성공담'에서 느껴지는 뉘앙스가 별로 였기 때문이기도 하고, 최근 넘쳐나는 이세계 진입물 중 하나라는 것도 이 책에 대한 흥미를 떨어트렸습니다. 하지만 우연히 본 작품을 코미컬라이즈한 책을 읽게 되었고, 흥미로운 설정과 전개 때문에 다시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현재 국내에는 14권까지 출판되었으며 전자책으로는 13권까지 출판된 상태입니다. 다른 라이트노벨에 비해 가격이 비싸더군요. 전자책으로 읽고 있기에 몰랐지만 제법 볼륨있는 작품이라고 합니다. 참고로 1권은 392페이지로 되어있습니다.
방패의 용사로서 이세계에 소환된 이와타니 나오후미. 모험 사흘 만에 동료에게 배신당해, 용사로서의 명성과 금전을 단번에 잃고 말았다. 왜 나만 이런 꼴을 당하는 거야? 불신. 의문. 의심. 온 세계가 다 적이다. 타인을 믿지 못하게 된 나오후미, 그런 그의 앞에 한 소녀가 나타나는데…. 고뇌 끝에 그가 손에 넣은 것은 과연 무엇인가?
이 작품 역시 이세계 진입물, 그리고 이세계가 게임과 같은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는 최근 일본 라이트노벨 계의 트렌드를 따르고 있습니다. 주인공의 경우 도서관에서 '사성무기서'라는 책을 읽다가 잠이 들고 일어나니 이세계에서 방패용사로서 소환되었습니다. 옛날 '사신천지서'라는 책을 읽고 이세계를 구하는 무녀로서 소환되는 '환상게임'이라는 작품이 떠오르네요.

하지만 다른 작품과는 다른 흥미로운 설정과 전개를 가지고 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우선 이세계 소환에 대하여, 주인공 외에도 검, 창, 활의 용사로서 3명의 일본인이 함께 소환됩니다. 이와 같은 시작은 나홀로 소환되는 다른 작품과 차이를 보여줍니다. 더해 소환된 용사들은 어딘가 거만하고 적극적으로 이세계를 게임으로서 즐기고자 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용사들이 이세계를 구하는 대신 본래 세계로의 귀환을 약속받으려 하면서도, 정작 중요한 귀환 방법을 구체적으로 묻지 않는 것에 허술함이 느껴졌습니다.

소환된 용사들은 각각 전설의 무기를 장비하고 있으며, 다른 무기는 장비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설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무기들은 성장형 무기이기에 소환 당시에는 장비하는 인물의 능력치(스탯)를 보정해주기는 하지만 장비 자체의 능력은 높지 않습니다. 이러한 무기 관련 설정은 이후 전개와 함께 주인공을 더욱 절망시키는 요인이 됩니다.

이 작품에서 주인공은 시작하자마자 '마인'이라는 여성 모험가에게 속아 모든 재산을 도둑맞고, 강간범의 누명을 쓰고 국가 단위의 왕따를 당합니다. 덕분에 원조를 받을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도시 내 시설조차 제대로 이용할 수 없는 상태가 되지요. 당연히 강해질 수 있도록 사냥을 도와줄 동료는 없고, 방어력은 뛰어나나 잡몹하나 죽일 수 없는 공격력을 가진 초기 스탯과 다른 무기를 장비하여 공격력을 증가시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전설의 무기 특징 때문에 사냥을 통한 레벨업은 물론이고 생계를 이어가는 것 조차 막막한 상황에 빠집니다. 덕분에 주인공의 성격은 비뚤어질대로 비뚤어져서, 누구도 믿지 않게 되고 남을 협박해서라도 생존하여 원래 세계로 돌아가는 것을 목표로 독하게 살아갑니다.
"어차피 이기지도 못할 거, 최대한 괴롭혀 주지! 표적은 인기남의 생명인 얼굴과, 남자의 증거인 사타구니다! 얼굴이랑 불알만 없으면, 너는 그냥 별 볼일 없고 재수 없는 오타쿠라고!"
"뭐야?! 그만해애애애애애애애!"
"고자가 돼 버려라아아아아아아!"
주인공이 비뚤어지며 다른 작품에서는 보기 힘든 '막나가는 모습'과 '막말'을 많이 하게 되는데, 주인공의 처지와 주변인물들의 답답함 때문에 이런 상스러운 것들이 시원하게 느껴지는 것도 하나의 매력이군요.

타인을 믿지 못하게 된 주인공은 자신을 배신하지 못하는 마법처리가 된 노예를 사용하는 것에 거리낌이 없게되고, 덕분에 본 작품의 히로인인 라프타리아와 만나게 됩니다. 인권문제 등으로 인신매매에 거부감을 느낄 현대인임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노예를 이용하는 주인공이라는 재미있는 설정을 지니고 있습니다.

주인공이 누명을 뒤집어쓰고 모두에게 미움받는 익숙하지 않은 세계에서 가지고 있는 유일한 능력, 무지막지한 방어력 하나만으로 가혹한 삶을 어떻게든 살아가는 모습은 인상적입니다. 그리고 앞으로 이 고난을 어떻게 뛰어넘을지 기대하게 만들어줍니다.


여주인공 포지션인 라프타리아의 경우 전형적인 히로인이라는 느낌이지만, 같이 소환된 용사임에도 불구하고 주인공을 믿지 않고 매도하는 다른 용사들, 시작하자마자 주인공을 등쳐먹은 마인은 다른 판타지물에서 보기 드문 재미있는 인물들이었습니다. 특히 마인은 책을 읽고 있자면 절로 육두문자가 나가는 천하의 ㄱㅆㄴ입니다. 주인공의 새로운 인생을 박살낸 것도 모자라, 여자를 밝히는 창의 용사 키타무라 모토야스의 동료가 된 뒤 모토야스에게 접근하는 다른 여성 모험자를 속여 사창가에 팔아치우는 나쁜ㄴ입니다. 마인의 악행과 그녀에게 속는 다른 용사들의 모습은 독자의 울화통을 터트리게 됩니다. 덕분에 주인공이 이들을 어떻게 징벌할지 기대하게 만드는 점도 이 작품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권은 절망에 떨어진 주인공이 자신을 믿어주는 유일한 인물 라프타리아를 만나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녀와의 만남이 절망에 빠져있던 그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기대됩니다. 흔한 이세계 진입 깽판물일 것이라는 착각을 깨준 재미있는 시작이었습니다.

다른 용사 3명은 원래 있던 세계에서 죽어서 소환된 반면, 주인공인 나오후미만 졸아서 소환되었다는 차이가 있는데 이는 복선 중 하나일까요? 원하는 결말은 아니지만 소환 경위만 봐서는 '아, 모든 것이 꿈이었네'라는 엔딩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조금 걱정됩니다.

더해 본편 뒤에 실린 번외편에서는 '거대한 파도를 막아내기엔 역부족'이라는 말로 불길한 미래를 떠오르게 만들지만, 작품 제목이 '성공담'인 만큼 주인공이 행복해지는 엔딩을 맞이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애니메이션 같은 곳에서의 이세계는 꿈이 가득한 모험이 펼쳐지지만, 내가 온 세계는 이런...냉혹하기 짝이 없는 세계다. 하지만 그래도 나는...열심히 살아가고 싶다.
//
여기는 꿈과 희망 가득한 이세계가 아닌, 현실의 이세계인 것이다. 애니메이션이나 게임을 하는 감각으로 굴다가는 쓰라린 맛을 보게 된다. 좀더..., 똑바로 앞을 바라보며 나아가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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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rumic71 2017/06/09 17:25 # 답글

    기존 치트물의 클리셰를 확확 비틀어버리는 작품이지요. 주인공이 여성불신에 빠지는 게 좀 답답하긴 하지만 그게 납득갈만큼 고생하기도 하고.
  • LionHeart 2017/06/09 18:01 #

    고생하면서 보여주는 주인공의 넘치는 생활력과 분노가 매력적인 것 같습니다. ^^
  • JOSH 2017/06/09 21:39 # 답글

    처음부터 중반까지는 참 재미있었는데...
    그와 별개로 캐릭터들은 좋았습니다.

    제가 본 건 웹연재판이라 서적판과는 좀 차이가 있을 듯
  • LionHeart 2017/06/09 22:44 #

    나무위키를 읽어보니 많은 부분이 웹연재판과 달라졌다고 하더군요.
    출판본으로 읽으셔도 새로운 재미를 느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 동굴아저씨 2017/06/09 22:37 # 답글

    어라...나머지 3명은 죽어서 온거였던가요?!
    ...
    코믹스만 봤더니 아리송하네요.
  • LionHeart 2017/06/10 10:23 #

    검의 용사는 여동생을 구하다가 괴한에게 찔려 죽었고,
    활의 용사는 트럭에 치여 죽었으며,
    창의 용사는 바람피다 여자에게 찔려 죽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진짜 죽었는지, 아니면 죽을 위기에 처했을 뿐 아직 빈사상태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졸아서 날아온 주인공과는 확연히 다른 사연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죽어서 날아온 것이면 돌아갈 수 있으려나 모르겠네요. 그러다보니 더욱 귀환방법을 묻지 않은 것이 이상하게 느껴집니다.
  • 동굴아저씨 2017/06/10 00:42 #

    어쩐지 창의 용사가 시종일관 발암이더라니 죽은 이유 마저도...
  • LionHeart 2017/06/10 10:25 #

    개호구 창의 용사...거기가 뭉개질 때까지 필로가 걷어차야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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