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조영웅전: 바보 온달과 평강 공주 이야기 Comics

이 작품은 작가 '김용' 님의 동명의 무협소설을 '이지청' 님께서 만화로 그린 것입니다. 사조영웅전 뿐만이 아니라 '신조협려', '의천도룡기', '소오강호', '천룡팔부' 등을 포함하는 '김용의 무협소설'은 세계적으로 사랑받은 작품들이기에 많은 작품이 만화책으로 출판되었을 뿐 아니라, 영화와 드라마화가 많이 되었습니다. 소설은 읽어보지 않아도 영화로는 본적 있다고 하시는 분들도 많으실 것 같네요. 또는 한번도 본적은 없지만 이름만은 들어봤다는 분도 계실 것 같습니다.

이 작품 사조영웅전은 김용의 무협소설 입문서로 많이 추천되는 작품입니다. 김용 님의 15작품 중 세번째 작품으로 제법 초기작이기도 하고, '신조협려'와도 이어지는 내용이며, 주인공의 성장과 권선징악 성격의 이해하기 쉬운 스토리라는 것이 그 이유로 뽑힙니다.

저는 소설도 구매해두긴 했지만, 1957년 작품으로 제법 오래된 책이기에 워밍업을 할 겸 만화부터 접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마침 리디북스에서 세트판매를 해서 저렴하게 볼 수 있었네요.


금나라 병사의 손에 남편 곽소천을 잃은 곽정의 어머니 이평은 임신한 몸을 이끌고 도망치다 몽골에 자리잡고 곽정를 낳게 됩니다. 한편 죽은 곽소천과 그 의형제 양철심과 의기투합했던 전진칠자 셋째 구처기는 이 사실을 알고 곽소천과 양철심의 가족을 찾습니다. 그러던 중 강남칠괴와 갈등을 빚게되고 구처기는 양철심의 아들 양강을, 강남칠괴는 곽소천의 아들 곽정을 단련시켜 18년후 만나 제자들을 겨루게하여 이긴 자가 승리하는 내기를 하게 됩니다. 곽정은 강남칠괴의 제자가 되어 수행한 뒤 아버지의 원수를 찾아 떠나고, 여정 중에 평생의 반려자인 황용과 만나 함께 여행하게 됩니다. 그러던 중 무림 최강이라 불리는 고수들과 만나며 갖은 모험을 하게 됩니다.


곽정과 황용은 '바보 온달과 평강 공주' 이야기를 떠오르게 만듭니다. 강남칠괴가 처음 내기에서 질 것을 걱정할 정도로 곽정은 요령없고 별다른 재능이 없는 인물 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한번 정한 것을 끝까지 해내는 끈기와 순수한 바른 마음을 지니고 있었고, 이는 그를 올바른 길로 향하게 하여 강하게 만들어줍니다. 그렇지만 아무리 노력한다 해도 세상은 그것만으로 살아남기에는 쉽지 않은 곳입니다. 그런 그를 구하는 것이 황용입니다. 그녀는 똑똑하고 꾀가 많을 뿐만이 아니라 무공도 쉽게 배우는 천재입니다. 곽정을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것을 알게 된 순간부터는 자신의 모든 행동원리를 곽정에게 맞추고, 자신이 얻은 것은 모두 곽정에게 베풀며, 심신을 다해 지키고 키워냅니다. 평강공주와 다른 점이라면 도화도에 갇혀 괴팍한 아버지와 단 둘이 살았던 영향 때문인지 남을 약올리는 행동이 지나칠 때가 있다는 점 정도일까요?

솔직히 저는 황용 덕분에 이 작품을 끝까지 읽을 수 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지청 님께서 황용만큼은 이쁘게 그렸을 뿐만 아니라 한결같은 곽정과 황용의 사랑은 보는 이를 훈훈하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지나친 그녀의 장난조차도 귀엽게 보일 정도입니다. 만약 남정네들만이 나와서 최강을 겨루는 이야기였다면 금새 이 작품을 덮었을 것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무림 고수라는 인간들의 인품이 하나같이 깡패와 다를 바 없기 때문입니다. 마음에 안드는 인간은 일단 죽이려고 달려듭니다. 어처구니 없는 일로 싸움을 시작하기도 하고, 끝맺기도 합니다. 우연히 만난 사람과 쉽게 형제가 되고, 만약 형제 중 하나가 죽으면 원수를 갚겠다며 죽자살자 달려듭니다. 말은 필요 없습니다. 일단 맞고 보자는 식입니다. 강한자의 말이 옳은 것이고, 약한자의 말은 상대가 듣지도 믿지도 않습니다. 현대인의 감각으로 보고 있자면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지요. 이 때문에 황용이라는 홍일점이 없었다면 과연 이 작품을 계속 읽었을까 모르겠습니다.

양강이라는 미꾸라지 놈은 명줄도 길뿐 아니라 곽정이 가는 길마다 음모를 꾸며놓아서 보는 내내 화를 돋우었기에 기억에 남는군요.

이 작품은 금나라와 송나라, 그리고 징키즈칸이 있던 몽골의 시대를 무대로 하고 있어 이를 염두하며 읽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조마조마할 때도 있었지만 다행히 제가 좋아하는 해피엔딩으로 끝이나서 좋았습니다. 이 작품은 '신조협려'로도 이어지기에 사조영웅전의 인물들이 어떻게 다음 작품에서 등장할지 궁금하군요. 구매해둔 김용 님의 다른 작품들도 기대됩니다.
유명한 이 짤방도 이 만화에서 나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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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포스21 2017/06/21 00:08 # 답글

    이짤방이 사조영웅전 짤방이었군요. ^^
    소설로만 읽어 봤는데 , 그건 꽤 이전 판본이라 요즘은 어떨지? 나중에 시간나면 신판본을 도서관에서 빌려다 읽어 보고 싶군요
  • LionHeart 2017/06/21 10:07 #

    곽정이 도화도에 갇혀있던 주백통(노완동)과 의형제를 맺고 그에게서 양손의 공격이 서로 다른 쌍수호박을 배웠을 때 나오는 장면입니다.
    제가 전자책으로 구매한 사조영웅전은 김영사에서 출판한 것인데, 신판본인지는 모르겠네요. ^^
  • 비블리아 2017/06/21 00:14 # 답글

    무림인들이란 게 결국 현대입장에서 보면 결국 조폭들이죠. ㅋㅋ특정 지역을 무력으로 장악해 통치하며 보호비를 거두고, 거슬리는 인간은 그냥 죽이거나 병신 만들고...
    그런데 인간의 본성을 생각해보면 무림인들이 그렇게 막나가는 게 오히려 현실적으로 보입니다. 일반인들과는 차원이 다른 강력한 무공을 가지고 있는 인간들이 있으면 그 힘을 과시하고, 그 힘을 이용해 이권을 챙기고 싶어하는 법이니까요
  • LionHeart 2017/06/21 10:12 #

    말씀하신대로 기본적으로 인간 세상은 약육강식의 세계이긴 합니다. 하지만 저는 민중을 위해서 또는 자신의 힘을 옳은 것에 사용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인간이 짐승과 다른 점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이 작품 속 무림인들은 너무 본성에 충실하게 살아서...때로는 저능아처럼 보일 때도 있었습니다.
    나라가 힘들다며 한탄은 할지언정 그 강한 힘을 가지고 나라를 위해 일할 생각은 전혀 안하는 모습, 바보같은 내기에 목숨거는 모습같은 것들로 인해 개인적으로는 좋아할 수는 없는 인종들이었네요 ^^;
  • 하루 2017/06/22 06:30 # 삭제

    그건 한국무협에서 사람들에게 익숙하게 만들기 위해서(+백도를 까지위해) 나온 이미지고.. 사실 중무에서는 그런 집단으로 나오는 경우는 적습니다. 애초에 한국에서도 구무협시절에는 보다 이상화된 히어로의 이미지에 가까웠죠. 이권을 다투는 경우더라도 조폭보다는 호족(지역유지)나 특정한 직종의 모임(염상, 수부등등)이 많고요.
  • LionHeart 2017/06/22 11:05 #

    아직 한국이든 중국이든 무협소설을 읽어보지 않았기에, 읽는데 참고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
  • RNarsis 2017/06/21 17:10 # 답글

    무림이야 해봐야 결국 그런 족속들이기 때문에, 진정한 영웅은 (비록 무공은 오절에 미치지 않고, 권력은 칭기스칸만 못하지만) 의리를 알고 국가를 아는 곽정이라는게 작가가 쓰고 싶었던 테마겠지요.
  • LionHeart 2017/06/21 18:35 #

    말씀대로인 것 같습니다. 물론 곽정도 화가나면 하는 짓은 자기 스승이랑 똑같았지만...그나마 나아보였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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