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 이전 소설을 리뷰할 때 하고 싶은 말은 다 했다고 생각하기에, 이 글에서는 애니메이션에 대한 감상만을 적어보고자 합니다.
본편보다 재미있는 외전이라는 평을 듣는 작품이기 때문인지 애니메이션도 제법 힘이 들어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힘이 들어간 곳은 작화 뿐이고 본편과 가장 큰 차이를 만들어주는 외전의 묘미인 화려한 전투는 연출이 부족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군요. 주인공인 아이즈 발렌슈타인의 스킬 템페스트의 경우는 본래 개인기, 버프계이기 때문에 눈감아줄 수 있습니다. 적어도 풍압이나 돌격 연출은 괜찮았다고 느낄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리베리아 리요스 알브와 레피야 비리디스가 펼치는 광역마법의 화려함이 너무 조촐해서 눈물이 나오더군요. 게다가 레이드 전투, 대규모 파티 전투이기에 보여줄 수 있는 연출들도 부족했습니다. 군단전에서 보여주는 박력감이 너무 부족했습니다. 헤르메스 파밀리아 일행들과의 싸울 때 보여주는 장렬함도 전혀 느낄 수 없었지요.
이러한 단점은 결국 애니메이션 방송 소식을 듣자마자 가장 기대했던 외전의 하이라이트인 4권 에피소드, 애니메이션 12화 '신들의 권속 소드 오라토리아'에서 뜨거웠던 소설 전개와 연출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적지근함을 느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오히려 본편을 복사 붙여넣기 한 것이나 다름 없는 '벨 크라넬 vs. 미노타우르스' 편이 더 인상적이었으니, 기대한만큼 배신감도 컸던 것 같습니다. 둘다 배경음악 만큼은 O.S.T를 구매할까 망설일 정도로 정말 좋았는데 말이죠...
소설 4권 분량을 1쿨 12화 분량에 담은 것에 대해서는 전체적으로는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원작을 이미 읽었기 때문인지 모르겠으나 중요한 부분은 잘 짚어갔기 때문에 이야기를 이해하는 것에 있어서는 불편함은 없었지 않았을까 싶네요. 다만 빠른 전개 탓에 조금 더 공들여서 표현해주었으면 좋았을 부분마저 압축되어버렸습니다. 이 점은 아쉽네요.

그림출처: 애니플러스 '소드 오라토리아' 9화 中
애니메이션에서 가장 볼거리였다고 느낀 것은 레피야 비리디스의 다양한 표정이었습니다. 애니메이션은 주인공 아이즈, 히로인 레피야로 잡고 만들었더군요. 원작 설정부터 표정이 별로 없던 아이즈는 접어두고, 레피야의 경우는 작화에서 빛이 날뿐 아니라 다양한 표정을 그리는 것이 심혈을 기울인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성우 키무라 쥬리 님의 연기를 더하여 캐릭터의 매력을 잘 살렸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9화에서 벨 크라넬에게 질투할 때의 표정이 정말 재미있었어요.
작화 수준도 좋았고 전개도 제법 준수했지만 개인적으로 볼거리라 여겼던 부분들은 살리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제가 기대했던 방향과 제작진이 의도한 방향이 맞지 않았던 것이겠지요. 아직 원작 소설을 접하지 않은 분들께서 이 애니메이션을 접하고 관심을 가질 수 있었다면 성공적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어떨까요?
덧글
뭣보다 주인공인 아이즈가 주인공이라는 역할에 전혀 안 맞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