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 오디세이: 놀라울 정도로 정교하게 예측한 근미래의 모습 Books

이 책을 구매하게 된 이유는 오로지 SF거장의 이름 '아서 C. 클라크' 때문이었습니다. 이 시리즈의 첫 번째 책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서문을 읽기 전까지 영화가 존재한다는 사실과 이 소설과 영화가 얼마나 큰 영향을 끼쳤는지 전혀 몰랐지요. 읽고보니 처음과 기대했던 내용과는 달랐지만, 어째서 많은 독자들에게 오랜 세월 사랑받았으며, SF 소설계를 넘어서 큰 영향력을 가질 수 있었는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는 2017년 출판사 황금가지에서 아서 C. 클라크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여 대표작 '스페이스 오디세이' 완전판을 출간하였습니다.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2010 스페이스 오디세이', '2061 스페이스 오디세이', '3001 최후의 오디세이', 4권과 본 작품의 완관을 기념하며 한국 작가들이 남긴 서평 묶음인 '우주의 먼 별에서'가 첨부된 세트본입니다. 특히 이번 완전판에는 그간 한국에는 출간된 적이 없는 '3001 최후의 오디세이'를 담음으로써 팬들을 기쁘게 하였습니다.

스페이스 오디세이는 아서 C. 클라크가 영화감독 스탠리 큐브릭 감독과 함께 작업하였으며, 1968년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가 개봉하였습니다. 영화는 시대를 초월한 완성도를 지닌 작품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아직 달에 가기 전이었던 60년대에 아날로그 기술만으로 우주 공간을 완벽하게 재현했으며, 미래학자이기도 한 아서 C. 클라크가 짜넣은 설정들은 마치 미래를 보고 온 듯한 느낌이 들게 만드는 치밀함과 정교함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전 아직 영화는 감상하지 못했으나 해당 영화는 현재 Netflix에서도 서비스하고 있으니 나중에 봐야겠습니다.

SF 소설/영화로서 많은 이들에게 영향을 주었고, 많은 이들에게 우주에 대한 꿈을 안겨주었습니다. 1968년 크리스마스 날 달의 뒷면을 본 최초의 인간이 된 아폴로 8호의 대원, 윌리엄 앤더스는 아서 C. 클라크에게 본 작품에 등장하는 '커다란 검은색 석판'을 발견했다고 무선통신을 보내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고 고백했습니다. 1970년 아폴로 13호의 사령선 이름은 '오디세이'로 이름붙여졌으며, 대원들은 영화의 테마곡으로 사용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교향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들으며, 탐사 작전 보고서가 출판되었을 때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톰 페인 행정관은 '당신이 항상 말하던 대로 되었습니다, 아서.'라는 메모를 작가에게 전달했습니다. 최근에는 영화감독 크리스토퍼 놀런의 영화 '인터스텔라'에 등장하는 TARS, CASE, KIPP의 디자인은 본 작품에 등장하는 '검은색 석판'을 형상화한 것이며,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결말부를 오마주한 장면도 등장한다고 합니다. 그 밖에도 영화, 소설, 만화, 게임 등의 다양한 창작물에 영향을 끼쳤습니다[나무위키].


본 작품의 이야기는 모두 '검은색 석판', TMA(영화에서는 '모노리스')를 중심으로 펼쳐집니다.
이하 각 권의 줄거리를 정리하고 있으며 결말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인류는 달의 남부에 위치한 충돌구 티코(Tycho)에서 검은색 석판 모양의 TMA-1(Tycho Magnetic Anomaly:티코 자기장 이상)을 발굴해냅니다. 그 석판은 1:4:9의 비율을 가지고 있으며 빛을 거의 반사하지 않고 인류의 기술로 파괴가 불가능한 재질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석판이 묻힌 시기가 300만년 전으로 판명되며, TMA-1은 최초로 지구외 지적 생명체의 존재를 증명하는 물건이 됩니다.
플로이드 박사가 TMA-1을 시찰하는 순간 TMA-1은 토성(영화에서는 목성) 방향으로 의문의 신호를 송신하게 되고, 인류는 석판이 '지구의 지적 생명체가 달에 도달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진화하였음'을 알리는 알람이라고 추정하고 토성을 탐사하기로 결정합니다.
우주 여행사 데이브 보먼은 디스커버리 호를 타고 또 한명의 대원 프랭크 풀과 인공지능 컴퓨터 HAL 9000(Heuristically programmed algorithmic computer: 발견적 방법으로 프로그램된 연산 컴퓨터), 그리고 3명의 동면 중인 대원들과 함께 토성으로 향합니다. 하지만 HAL의 논리에 문제가 발생하여 데이브 보먼을 제외한 나머지 대원들이 사망하고 맙니다. 데이브는 HAL을 물리치고 수동 조작으로 토성의 위성 이아페투스(영화에서는 이오)로 향하고, 그곳에서 그는 TMA-1보다 훨 씬 큰 석판, 스타게이트를 발견합니다.

2010 스페이스 오디세이

이 작품의 내용은 이 책을 기준으로 소설판이 아닌 영화판을 기준으로 전개됩니다. 다시 말하자면 데이브와 HAL의 싸움도 소설판이 아닌 영화판의 것을 사실로 선택하고 있으며, 스타게이트의 위치도 토성의 위성 이아페투스가 아닌 목성의 유로파로 변경됩니다.
지난 디스커버리 호의 탐사를 책임지던 헤이우드 플로이드 박사는 다른 전문가들과 함께 레오노프 호를 타고 목성으로 향합니다. 그들의 목적은 목성 이오에서 표류 중인 디스커버리호를 회수하는 것입니다. 디스커버리 호의 회수작업과 이오에 위치한 석판, '큰 형(2001에서 스타게이트라 부르던 것)'을 조사하는 중 플로이드 박사 앞에 10년전 실종된 데이브 보먼이 나타나게 되고, 그의 조언으로 급히 목성권으로부터 탈출하게 됩니다. 그 직후 수 많은 석판이 목성을 또 하나의 태양, '루시퍼'로 만들며 인류는 데이브 보먼으로부터 에우로파에는 접근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받게 됩니다.

2061 스페이스 오디세이

헤이우드 플로이드 박사는 노년에 들어 헬리 혜성을 찾는 여객선 유니버스 호에 탑승합니다. 박사가 헬리 혜성을 방문하는 중, 그의 손자가 탑승 중이던 갤럭시 호가 하이재킹에 의해 접근불가 위성 에우로파에 불시착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고. 갤럭시 호의 승무원들이 생존하는 동안 구출할 수 있는 유일한 우주선으로서 유니버스 호가 징발되게 됩니다.
에우로파에서 그들은 산 만한 다이아몬드, 또 다른 지적 생명체, 석판 등을 에우로파에서 발견하게 됩니다.

3001 최후의 오디세이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서 HAL에 의해 우주로 던져진 프랭프 풀이 동면에 가까운 상태로 표류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는 1천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새로운 세계에 적응해나가고, 기회가 오자 그는 데이브 보먼을 만나기 위해 에우로파로 향합니다. 데이브 보먼은 석판이 태양계 밖으로 지구에서 진화한 인류에 대한 평가가 담은 신호를 태양계 밖에 존재하고 있을 누군가에게 보고되었음을 알리고, 그 보고가 인류의 생존에 부정적이라는 것을 알립니다. 이미 다른 행성계에서 석판의 주인에게 심판을 받은 것이라 보이는 현상을 목격한 바 있는 인류는 생존의 방법을 모색하고, 데이브 보먼과 HAL을 트로이의 목마로 사용하여 석판에 컴퓨터 바이러스를 심는 작전이 수행됩니다.


처음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를 읽었을 때 놀랐던 것은 대사가 너무나도 적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마 등장인물들의 대사를 모두 모아도 10페이지도 안되지 않을까요? 그만큼 이 책은 앞으로 있을 우주의 모습을 묘사하는데 많은 페이지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 미래도 먼 미래가 아닌 곧 인류의 손이 닿을 것 같은 근미래를 다루고 있으며, 실제로 본 소설이 출판된 후 작품과 매우 유사한 형태로 인류는 유인 달 탐사에 성공하였습니다. 다만 대사가 적다보니 위트있는 대화가 만들어내는 재미 같은 것은 크게 느끼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2001에서 2010, 2061, 3001로 갈 수록 대사 비중이 많아지며 뒤로 갈 수록 '미래 예측 보고서'에서 보다 '이야기'에 가까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최근 읽었던 아이작 아시모프의 소설들과는 확연히 다른 스타일의 소설이었으며, 근미래를 다루고 있고, 설정이 너무나 정교하여 현실성이 뛰어나기에 보다 쉽게 상상할 수 있고 단순한 판타지가 아닌 '우리(인류)의 이야기'라는 느낌이 드는 작품이었습니다. 이런 매력에 푹빠지는 분들을 이해할 수 있겠더군요. 특히 이 책을 읽고 가슴을 두근거리며 우주 비행사가 되겠다는 꿈을 안게되는 학생들도 많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굳이 우주 비행사의 꿈을 가지지 않더라도 아직 오지 못한 미래의 모습을 그리는 다른 설정들도 인상적입니다. 이미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로 우주 여행에 대한 높은 정확도의 예지력(?)을 보여주었기에 다른 설정들도 설득력을 가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작가 본인의 주관적인 생각도 많이 담겨있으며 매우 흥미롭습니다. 석판을 발견 후 인류의 종교가 어떻게 변할지에 대한 상상, 3000년대 사람들이 바라보는 2000년대 사람들의 모습 등에서 이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솔직히 처음에는 너무나도 디테일한 묘사로 진이 다 빠진 적이 있었지만, 읽어나갈 수록 그 정교함에 감탄하게 되고, 석판을 둘러싼 인류의 진화에 대한 이야기는 흥미로웠습니다. 어째서 다른 많은 작품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는지 쉽게 납득할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우주를 사랑하고 SF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인상적으로 읽을 수 있는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아직 감상하지 못한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도 가까운 시일 내에 감상해야겠네요.
"속이 텅 비었어...한없이 계속되고 있어...그리고...세상에...! 별들이 가득 차 있어!"

덧글

  • 괴인 怪人 2017/10/15 15:26 # 답글

    도서관 신청하려고 했는데 이미 있더군요.

    재밌게 보려고 빌려봤습니다.
  • LionHeart 2017/10/16 11:20 #

    즐거운 독서 되시길 바랍니다 :)
  • 하루 2017/10/17 04:41 # 삭제 답글

    Science fiction이라는 단어에 가장 어울리는 작가죠.
    라마와의 랑데뷰는 맨날 영화화 된다 된다 말만 나오는데 언제쯤 가능할지...
  • LionHeart 2017/10/17 12:10 #

    전 명작이라고들 하는 68년 작품도 봐야하는데...옛날 영화라서 그런지 좀처럼 손이 가지 않는군요 ;ㅁ;
  • ㅇㅇ 2017/10/17 10:21 # 삭제 답글

    얼마전에 스페이스오딧세이 영화를 보는데 아무렇지 않게 '패드'로 뉴스를 검색해보는 모습이 나와 기겁을 한 적이 있지요. 대가와 대가가 손을 잡으면 이렇게 되나 싶어 무서웠습니다
  • LionHeart 2017/10/17 12:12 #

    삼성-애플 소송당시 삼성이 자료로 제출했다고 하는 그 장면을 말씀하시는 것 같군요. :)
    반세기 전에 이렇게 구체적인 미래를 예상했다는 점이 정말 대단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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