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검의 블랙스미스: 안정적인 완성도 LightNovel

작가 미우라 이사오 님께서 일본 MF문고J에 2007년 11월부터 2013년 8월까지 연재, 완결된 라이트 노벨입니다. 총 단행본 16권(본편 15권 + 번외편 1권)으로 완결된 이 작품은 한국에도 제이노블에서 정식 발매되어 지난 2016년 8월 전권 출판이 완료되었으며 전자책으로도 출판되었습니다. 2009년 10월에 1쿨(12화) 애니메이션으로 제작 방송되었으며, 코믹스판은 야마다 코타로 님 그림으로 2009년 5월부터 연재하여 지난 2017년 3월에 단행본 10권으로 완결되었습니다. 만화책은 국내 서울문화사에서도 정식 발매하여 현재 6권까지 출판되었고, 전자책으로도 서비스 중입니다.

많은 분들이 애니메이션에 실망했지만 원작을 접하지 않았던 저는 뭐 그럭저럭 흥미는 동할 정도의 재미는 느꼈었기에, 줄곧 관심을 가지고 있던 작품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소설 표지의 세실리가 너무 이뻐서(제가 빨간 머리와 단발에 좀 많이 약합니다) 전자책 출판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지요. 마침 리디북스에서 전권 세트할인을 하고 있어 잽싸게 구매하였고, 크리스마스 연휴와 신정 연휴를 이용하여 완독하였습니다.


어느 국가에도 소속되지 않은 독립교역도시 '하우스먼'의 신입 자위기사단원 '세실리 캠밸'은 어느 사건을 계기로 대장장이 '루크 에인즈워스'와 그의 조수 '리사'를 만나게 됩니다. 루크가 단련한 '카타나'에 매료된 그녀는 매일같이 그의 공방을 찾게 되고, 그들과 인연을 맺게되며 세실리는 독립교역도시가 품고있던 큰 비밀을 알게되고, 대륙을 둘러싼 전쟁에 휘말리게 됩니다.
일러스트를 본 순간 '성검의 타와와?'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하자면 주인공 '세실리 캠밸'의 존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른 작품과 달리 이 작품의 주인공은 누가 뭐라고 해도 세실리입니다. 다른 어떤 등장인물들보다 열혈 캐릭터이고, 여자라고 봐주는 것 없이 구르기 때문에 독자 모두 입을 모아 '헤로인'이 아닌 '히어로'라고 부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력적인 외모와 루크와의 연애요소 덕분에 씩씩함 위에 사랑스러움을 더하여 더욱 매력적인 캐릭터가 되었습니다.

물론 아직 세실리가 이상을 이룰만한 실력이 갖추어지지 않았던 초반에는 답답한 민폐 캐릭터의 극을 보여주기에, 안티도 많이 생겼습니다. 열혈 캐릭터이다보니 실력은 뭣도 없으면서 똥통에 머리부터 들이미는, 그것도 자기 머리만이 아니라 남들까지 휘말리게 만들면서 들이밀다보니 민폐도 이런 민폐 캐릭이 없었지요. 하지만 많은 실패를 겪고 상처를 입어가면서도 계속 일어나는 그녀의 모습에 반하게 됩니다. 단순한 아이템빨이 아니라 상처투성이가 되어가며 단련해나가는 타입의 성장을 하기에 이후 강해진 모습을 보고 있자면 더욱 뿌듯함이 느껴집니다.

그녀와 루크, 그리고 이야기 자체의 큰 터닝 포인트는 역시 개인적으로 가장 충격을 받았던 세실리 성폭행 사건이겠지요. 아무리 상처입고 구른다고 해도 소년만화 정도의 수위를 생각했던 저에게 이 에피소드는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심지어 폭행당시의 묘사보다 이후 충격으로 고통받는 여성의 모습을 묘사하고 있어서 더욱 읽기 힘들었습니다. 작가님께서도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썼다고 후기에 남기고, 이후 다시는 이런 류의 에피소드가 없었던 것을 보면, 어쩔 수 없이 넣을 수 밖에 없었던 이야기였다고 판단하신 것 같습니다. 실제로 이 사건 이후로 세실리와 루크의 관계가 급변하고, 세실리가 더욱 성장하는 계기를 주었으며, 이야기 역시 크게 역동하는 시점이 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이야기 적으로 필요했을지 모를 사건이라고는 하나...너무 충격이 큽니다. 정말 다른 방법이 없었는가?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말이죠. 코믹스판 묘사는 폭행 당시의 묘사가 더욱 노골적이 되어 멘탈에 주는 타격이 더욱 컸습니다...

이런 힘든 일을 겪고, 격렬한 전투로 인해 화상과 검상의 흉터를 몸에 새겨나가면서도 끝까지 '모두를 지킨다'는 마음을 관철하여 이루어내는 모습을 보여준 세실리의 모습이 이 작품에서 가장 사랑스럽고 멋진 부분이 아닌가 싶네요.


이야기 자체의 완성도도 상당히 안정적입니다. 세실리가 성만 여성일 뿐 성격이 전형적인 전기물에 등장하는 열혈 주인공과 같다보니 내용 또한 왕도에 가까운 전개를 따르고 있습니다. 식상할 수 있는 '마왕을 잡는 기사 이야기'로서 주인공이 성장하고 새로운 동료와 무기를 얻어 힘을 합쳐 최종보스를 쓰러트리는 이야기의 틀을 따르고 있지만, 각 권의 에피소드들이 하나의 역경을 넘으면 등장하는 다음 시련이나 중간중간 삽입되는 일상파트의 구성이 매우 안정적이라서 끊임없이 다음을 기대할 수 있게 만들어줍니다.

가장 이야기를 재미있게 한 요소는 역시 '시련' 파트겠지요. 어느 시련하나 무난하게 넘어가는 일이 없습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세실리는 여성의 몸으로도 평화를 위해 온몸을 내던지는 인물이기 때문에 화상, 검상, 구타 등이 끊어질 날이 없습니다. 그녀 뿐만 아니라 루크의 경우는 말 그대로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싸우며 마지막 싸움이 끝난 후에도 잃은 것들이 너무 많아 안타까움을 끌어냅니다. 그의 제자 리사 또한 세실리와 루크와 달리 비전투원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돕기 위해 정말 많은 것을 희생하였지요. 이제까지 소개하지 않았지만 세실리의 파트너인 마검 아리아, 그리고 그들 곁의 동료들도 하나같이 무언가를 희생하며 평화를 지켜나갑니다. 끝내주는 아이템과 필살기로 적을 해치우고 그럴싸한 미사여구를 내뱉으며 하하호호 해피엔딩을 맞이하는 전개가 아닌 많은 희생으로 쌓아 올려진 결말이기에 에필로그에서 느껴지는 감동도 남달랐던 것 같습니다.


아쉬운 점이 없던 것은 아닙니다. 역시 마왕잡는 기사 이야기는 어느 정도 뻔한 스토리이기에 다음 이야기를 예상하기가 쉬웠고, 몇몇 캐릭터들은 라이트노벨 다운 접근성(?)을 위하여 다소 오버한 캐릭터성이 부여된 점도 없지않아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적으로 등장하는 시그프리드와 그의 마검들은 호적수로서의 활약이 부족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특히 시그프리드는 입체적 캐릭터가 될 뻔하다가 결국 평면적 캐릭터로 마무리되어 이도저도 아닌 완성도를 가졌다고 생각합니다. 16권 번외편(이라는 이름의 본편의 에필로그)을 통해 제대로 된 마침표를 찍었다고는 하나 15권의 결말이 어딘가 부족함이 느껴진 점도 감점 포인트로군요. 차라리 처음부터 15권 완결!이 아니라 16권을 번외편이 아닌 완결권이라고 명시했으면 이런 느낌은 사라졌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등장인물들의 희생으로 쌓아 올린 감동적인 결말, 처음에는 민폐 캐릭터였던 세실리의 성장, 세실리와 루크가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이 깊어지는 과정 등은 이 작품을 읽기 잘했다는 마음이 들게 만들어주었습니다.


별점: ★★★★☆

연말연초를 만족스럽게 장식해주었기에 점수를 후하게 주었습니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좋아하는 타입의 이야기라서 즐겁게 읽었지만 타인에게 추천할 수 있는가?라고 물어보면 망설여지는군요. 앞에서도 이야기 하였듯 '마왕잡는 기사 이야기'에 식상한 분들께서는 큰 재미를 느끼지 못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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