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임 개발 회사의 과도한 업무로 지쳐서 잠들자 이세계에서 눈을 뜨게 된 30대 전후인 프로그래머 스즈키 이치로. 자신이 개발하던 게임에 추가한 기능을 통해 시작부터 고레벨, 최고 스탯, 레어 아이템 등을 손에 넣은 그는 이세계 관광을 하며 인연을 맺게 된 여성들과 동료가 되어 살아간다는 이야기입니다.
애니메이션은 그다지 평이 좋다고 할 수 없다고 친구에게서 들었습니다만, 그 평이 이해가 가면서도 뭐 나름대로 개인적으로는 재미있게 본 것도 같습니다.
우선 단점은 정말 많더군요. 전투를 '진심으로' 대충 만들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마 열심히 한 것은 1화 유성우 사건 때 뿐이지 않을까요? 그렇다고 다른 부분이 제대로 만들었는가 하면 미묘합니다. 이 작품이 연애물인지 먹방물인지 설정물인지 알 수 없을정도로 다양한 속성을 대충 다 가져다 늘어놓은 느낌입니다.
가장 큰 문제는 주인공이 너무 인생을 편하게 살아갑니다. 작중에 등장한 주인공과 비슷한 전생자의 실패담도 여럿 듣고 경고도 받았음에도 애니메이션에서는 이러한 복선을 살리는 것에 실패하였습니다. 원작에서는 잘 회수했는지 모르겠군요. 스킬만 찍으면 연애든 사기든 장사든 뭐든 해치울 수 있는 세계관이라 모든 능력치가 최고치이고 스킬 포인트가 남아돕니다. 현대로 표현하자면 나이도 고등학생 때로 젊어지고, 재벌 급 부를 갖추었으며, 못하는 것이 없는 인물입니다. 주인공의 작중 이름이 사토입니다만 동명의 다른 작품에 등장하는 잉여신에게 고통받는 주인공과는 너무 비교되는 인생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장점이라고 하자면...뭐 선하게 살고 싶은 사람이 자기 마음가는대로 살아도 부와 명성과 여성이 따라오는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에 대한 대리만족을 느끼게 해준다는 것일까요? (...) 복잡하고 깊게 생각할 것 없이 마음가는대로 살며 고난이 닥쳐와도 그때그때 큰 역경없이 해쳐나갈 수 있는 큰 힘을 지니고 있고, 일을 해결하면 그에 맞는 보상이 기다리고 있기에 작품을 감상하고 있자면 크게 긴장하거나 고민할 것 없이 아주 편안합니다. 그저 이쁜 미소녀들과 알콩달콩하면서 모든 것을 다 갖추고 있는 자의 여유로움을 감상하면 되니까 말이죠. 그런 인생을 감상하고 있자면 부러울 법도 한데 주인공이 적당히 상식선에서 행동하며 눈에 띄는 행동은 삼가고 있다보니 그런 마음도 들지 않습니다. 정말로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편(안)한 이야기입니다. 주인공이 경솔한 행동을 하든 오지랖을 떨든 ...
누군가에게 추천하라고 하면 원작은 모르겠으나 애니메이션은 추천하기 어렵겠습니다. 작중 등장인물 중에 마음에 드는 캐릭터가 있거나, 좋아하는 성우 분이 등장하여 보고싶은 것이 아니라면 말리고 싶네요. 개인적으로는 아리사 역을 담당하신 유우키 아오이 님의 연기가 무척 좋았습니다.
원작도 이런 이야기인지, 이후의 이야기도 이런 이야기인지 궁금하긴 하네요.
덧글
참고로 원작도 그냥 그렇게 편하게 여행하는 내용입니다.(애니를 보지 않아서 전 애니가 어떤지 전혀 모르겠지만요.) 저 개인적으론 방대한 헬모드 오픈 월드 게임을 치트 주인공으로 메인 스토리 진행할 마음 전혀 없이 사이드 퀘스트만 진행하며 약한 동료 육성하는 게임 플레이 동영상을 지켜보는 감각으로 보면 꽤 즐겁게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원래 이런 슬렁슬렁한 이야기 되게 안좋아합니다. 그런데 정말 미칠듯이 회사일에 쫓길 때 이 작품 봤는데, 엄청 힐링이 되더라고요. 그렇다고 여유로울 때 보기엔 또 졸린 이야기지요. 진짜 데스마치에 쫓길 때 보면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저도 이런 작품을 그닥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서 꼬투리 잡고 싶은 부분이 많았습니다. 최대한 리뷰를 좋게 좋게 쓰고자 노력해보았지만 역시 아쉬운 점은 숨길 수가 없네요.
저는 주인공이 편하게 지내는게 작가가 자신이 작품의 전개를 편하게 써내려가기위한 요소 투성이라보는데 애니를 보는 내낸 사건사고의 전개와 해결 대부분이 작가가 고민이나 생각을 1도 하지않고 써내려가지않았을까?하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더군요.
원작도 추천할 수 없는건 매한가지죠. 작가가 진짜 아무 생각없이 쓴 소설이라는 점에서 정말 저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