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서커스 ~ 쿠자(KOOZA) ~ Diary

지난 2015년 '태양의 서커스 ~ 퀴담'으로 찾았던 잠실운동장 빅탑을 다시 한번 찾게 되었습니다. 작년에도 엄청 추웠는데 올해도 엄청 추울 때 찾게 되었네요. 그래도 천막 안은 따뜻해서 외투를 벗고 있어도 괜찮았습니다.

'모든 태양의 서커스 공연을 보는 것'이 버킷 리스트 중 하나이기 때문에 이번 내한공연에도 무척 보고 싶었지만 연말에 바쁜 일이 겹치고, 좀처럼 함께 갈 사람과 시간을 맞추기 쉽지 않아서 못볼 것 같다고 걱정했었습니다. 다행히도 한국인들의 뜨거운 관심과 응원으로 공연 기간을 연장하게 되었고, 연장이 발표되자마자 표를 구매하니 좌석도 널널하여 괜찮은 자리를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VIP는 아무리 그래도 너무 비싸다 생각되어 올해도 SR석으로 보았지만 방향은 살짝 반대인 201 지역이었습니다.
쿠자 공연은 날지 못하는 연을 가지고 다니는 순수한 자, '이노센트'가 어느 날 받은 소포를 통해 '트릭스터'를 만나며 시작됩니다.
트릭스터는 자신이 창조한 세계로 이노센트를 초대하고, 이노센트는 그곳에서 다양한 이들과 만나며 신기한 일을 겪게 됩니다. 그곳에서 신비한 힘을 다룰 수 있는 요술봉도 얻고, 귀여운 친구도 얻게 되지만 어느 덧 꿈은 끝을 맞이하게 되고, 이세계의 왕으로부터 왕관과 하늘을 자유롭게 날 수 있는 푸른 색의 연을 받고 그들과 이별하며 공연의 막이 내립니다.


태양의 서커스는 늘 즐겁습니다. 그들이 목숨을 걸고 보여주는 기예는 끊임없는 박수와 함성을 보내기 충분합니다. 덕분에 하도 박수를 쳐서 몸이 건강해진 느낌입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공연은 역시 박력있는 무대였던 'Wheel of Death'였습니다. 730kg의 빠르게 회전하는 장치 속에서 악마로 분장한 두 사람이 점프하고 줄넘기 하는 모습은 진짜 떨어지면 죽겠다 싶은 것이...굉장하다는 말 밖에는 나오지 않더군요.

7.6m 상공에서 이루어진 'High Wire'는 정말 외줄 위에서 두 사람이 자전거를 타고, 다시 자전거 사이에 올리 봉 위에 의자를 올려 사람이 올라가서 자전거를 앞뒤로 이동하는 모습에는...응원과 함성을 보내야 할지, 집중할 수 있도록 조용히 해야 할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조마조마 했습니다.

8개의 의자를 쌓아 만든 7m 탑 위에서 보여주는 'Balancing on Chairs'에서도 매번 자세를 바꿀 때마다 주변에서 '설마', '왜그래 제발...', '이번에는 또 뭘...어우야...' 하면서 조마조마하게 만들었습니다.

그 밖의 곡예들도, 춤으로 달군 무대도, 킹과 크라운들이 보여주는 유쾌한 개그도, 그리고 무대를 뒤에서 빛내 준 오케스트라와 디바도 최고였어요.


굳이 아쉬운 점을 뽑자면 이제까지 본 태양의 서커스 무대에서는 본 적이 없었던 실수가 많았다는 것이었습니다. 'Wheel of Death'에서 줄넘기에 실패해 발이 걸리는 것이 두 번이나 있어서 추락 걱정을 하게 만들었고, 'Teeterboard'에서 보여주는 시소를 타고 보여주는 공중제비는 두 번이나 실패했었습니다. 오랜 공연으로 지친 것이 아닐지 걱정입니다. 그들에게 있어 실패라는 것은 단순히 실망감을 주는 정도가 아니라 그들의 목숨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지요. 매일같이 공연하는 것이 아니라 공연을 좀 줄여야 하지 않았을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일부러 실패하는 척 보여줌으로써 관객들을 조마조마하게 만드는 연기인가 싶기도 했는데, 다른 날 관람한 후배는 전혀 그런 일이 없었다는 것을 보면 연기가 아니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직 못 본 태양의 서커스 공연이 잔뜩 있습니다. 나머지 공연들도 꼭 모두 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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